별들이 쏟아진다 작사/곡 멀고느린구름 너를 위해 만들었어 별 의미는 없겠지만 지난날은 어제처럼가까이 있는 듯해 그 밤, 우리가 함께 있던 밤그 강, 우리가 함께 걷던 강그 별, 우리가 함께 봤던 별들이 쏟아진다 너를 위해 불러봤어시간은 늦었지만오지 않은 내일들이저 멀리 아득하다 그 밤, 우리가 함께 있던 밤그 강, 우리가 함께 걷던 강그 별, 우리가 함께 봤던 별들이 쏟아진다 그땐 이해할 수 없었고그땐 용서할 수 없었지그때 나는 길을 잃었고그땐 너도 길을 몰랐지 그 밤, 우리가 함께 있던 밤그 강, 우리가 함께 걷던 강그 별, 우리가 함께 봤던 별들이 쏟아진다 쏟아진다… 2015. 12. 4.
그 눈길작사 / 곡 멀고느린구름 그때 눈이 내렸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고눈은 길을 지웠다움츠린 사람들 말이 없이 떠났지 모든 시작은 사랑이었지모든 끝은 사랑이 아니었고모든 추억들이 눈 속에 사라졌던 그 눈길 그때 눈이 그쳤다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고눈은 길에 남았다새로운 사람들 발자욱을 남기고 모든 시작은 사랑이었지모든 끝도 사랑이었을 테고모든 추억들이 눈 속에 사라졌다 모든 시작은 사랑이었지모든 끝은 사랑이 아니었나모든 대답들이 눈 속에 흩날리던 그 눈길
내 육체야 자네들 맘대로 죽이지만 - 경북콘텐츠진흥원 편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박열 의사. 1923년 9월 일본 황태자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었다. 박열과 그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는 자신들의 아나키즘 운동 단체인 ‘불령사’의 조직원 김중한을 상해에 보내 폭탄을 밀반입하여, 그 결혼식 장소에 투척할 모의를 했다. 그러나 계획은 뜻대로 실행되지 못했고, 생각에 그친 채로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던 중 8월 말경 갑자기 동경 경시청 경찰들이 불령사 비밀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당시 함께 책을 읽고 있던 박열, 가네코 후미코는 물론 검거 소식을 듣고 모처에 은둔했던 조직원까지 총 16명이 영문도 모른 채 압송되었다. 경찰의 압송 사유는 ‘치안경찰법’ 위반이었다. ‘불령사’가 불온한 모임을 갖고, 일본에 대해 위해를..
우리가 세상을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을 때 커피는 어느새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것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까지 커피를 금기의 음식으로 여겼다. 어릴 적부터 커피란 건 어른의 자격을 얻어야만 먹을 수 있는 음료로 배웠던 것이다. 학생의 신분으로 커피를 먹는 이들을 보면, 학생의 신분으로 음주를 하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되게 정직한 체제의 모범생이었던 내가 처음 커피 맛을 본 때는 2001년 봄이다. 나는 아직도 그 날의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기숙사에서 나와 혼자 자취방을 얻어 살고 싶었던 나는 돈을 벌어야 했다. 친구의 동아리방 옆 지하에 있었던 커피하우스 보헤미안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일터였다. 나는 30분 넘게 보헤미안의 입구에 서서 노란 간판을 보며 망설였다. 간신히 낡은 문..
2015년 대한민국,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못하는 시위 시위(demonstration)는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운동'이다. 무엇을 보여주는가 하면 '정치적 메시지'이고, 누구에게 보여주는가 하면 '대중에게'다. 군중들이 모여 한 자리에서 와- 하고 끝내는 건 집회-모임인 것이다. 따라서 시위 허가가 났다면 응당 거리의 불특정 다수가 시위대의 정치적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가두 행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참여정부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경찰 차벽은 근원적으로 이 '보여주기'라는 시위의 근본 취지를 봉쇄하고 있다. 이는 반민주적 행위이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의 유권해석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필요할 시 차벽을 세우되 시위대 및 시민의 통행로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사랑하라, 더욱 사랑하라 1950년, 바람 부는 흥남 부두를 떠올린다. 영하 20도 아래의 한 겨울이다. 육 킬로미터 밖, 열심히 행군을 해온다면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부터 중공군과 북한군이 밀려 오고 있다. 수 만 명의 사람이 흥남 부두에 모여 어떤 배라도, 배의 형상만 갖추고 있으면 올라타려고 시도한다. 그것이 폭발하면 주위의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연료를 실은 연료 수송선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훗날 마리너스 수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30대의 미국인 레너드 P 라루 선장은 전쟁터에 연료 수송을 하라는 첫 임무를 부여 받고 흥남 부두에 도착했다. 교전 상황이 격화된 탓에 선장은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퇴각 명령이 떨어졌다. 선장이 배를 돌려 떠나려고 할 때 부두에 모인..
사랑은 상대를 존경하고 시간을 견디는 것 두 사람은 교정의 비탈길을 걸어 오르며 사랑에 대해 서로에게 물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그녀 쪽이었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그남은 쉽게 답하지 못하고 생각에 빠졌다. 너는? 시간을 벌기 위한 물음이었다. 음... 글쎄. 네 얘기부터 듣고 싶은데. 그래? 뭐랄까... 그래, 그런 것 같아. 시간을 견디는 것?시간을 견디는 것?응. 사랑이라는 건 그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아.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내는 마음인가. 진짜 사랑이라면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쉽게 바래지지 않는 그런 거 아닐까. 음... 시간을 견디는 거라... 그녀는 자신의 몸을 향해 단단히 팔짱을 낀 채 비탈 위에서 불어닥치는 바람을 막았다. 그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