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놈이란 원곡 임창정노래 멀고느린구름 그대를 잊는다는 건 지금의 나로선 좀 힘들 거 같아아무리 원망을 해도 어느새 흐르는 눈물 나도 모르게 그리워 그 목소리 보고 싶어 일어설 수도 없어시간은 잊으라 하는데 오히려 선명해진 얼굴 그 날은 그대 모습이 떠난다는 말을 하려던 것 같아초라한 나의 어깨에 차마 말을 못 했었나 봐 그랬나 봐 그리워 그 목소리 가끔은 힘들던 잔소리마저잔인한 이별이 있던 날 그 날조차 이젠 그리워 잘 지내라는 행복하라는 그 흔한 이별의 위로마저도 없이마지막 인사도 못했던 우리의 이별 나를 떠난 그 이유마저 그대가 두고 떠난 그대 인생의 절반은 나란 말이제는 잊어야 할텐데 오히려 선명해진 그 말여전히 선명한 목소리 ------- 임창정 씨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피아노 반주 하나..
나는 그해 가을과 겨울을 지나는 내내 ‘거위들’의 노래를 들었다. 수능 시험을 보기 직전까지 내 귀에는 거위들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의 장르를 뭐라고 해야 할지 나는 몰랐다. 그저 마음대로 나를 위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보컬인 캐롤라인의 목소리는 겨울 하늘을 닮았다. 투명하고 청아하지만 차가운 슬픔을 품고 있었다. 틈틈이 코러스로 들리는 기타 에르완의 목소리는 그냥 몹시 우울한 고등학생 소년이 아아 정말 우울한 날이야 라고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과 같았다. 베이스를 맡은 모르간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밴드 내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사람임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캐롤라인과 에르완은 어딘가 비어 있고, 불안정한 인간들이다. 그에 비해 모르간은 정확하고 안정되어 있..
거위들 “이걸 뭐라고 읽어야 하죠?”“룬스. 거위들이라는 뜻이네요..” 중고 음반을 파는 가게의 점원은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4천 원에 낯선 외국 음반을 한 장 구입해 가게를 나왔다. 9월의 가운데였다. 바람은 아직 상냥한 냉기를 품고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선배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재수를 하겠다고 수도 서울에 상경한 것은 작년 겨울 수능 결과가 발표된 이후였다. 재수를 선택하지 않아도 수도권의 중하위권 대학에는 입학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지만 나는 만족할 수 없었다. 선배와 같은 대학교의 캠퍼스를 거닐 수 없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재수를 할 거에요.”“힘들텐데...”“보고 싶어요.”“나도.” 선배는 단지 대화의 흐름에 맞춰준 것 뿐이었는지도 몰랐다. ..
아름다운 이별 노래 | 멀고느린구름 원곡 | 김건모 눈물이 흘러 이별인 걸 알았어 힘없이 돌아서던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만큼 너도 슬프다는 걸 알아 하지만 견뎌야 해 추억이 아름답도록 그 짧았던 만남도 슬픈 우리의 사랑도 이젠 눈물로 지워야 할 상처뿐인데... 내 맘 깊은 곳엔 언제나 너를 남겨 둘 거야 슬픈 사랑은 너 하나로 내겐 충분하니까 하지만 시간은 추억 속에 너를 잊으라며 모두 지워가지만 한동안 난 가끔 울것만 같아 두 눈을 감고 지난날을 돌아봐 그 속엔 너와 나의 숨겨둔 사랑이 있어 언제나 나는 너의 마음속에서 느낄 수 있을 거야 추억에 가려진 채로 긴 이별은 나에게 널 잊으라 하지만 슬픈 사랑은 눈물 속의 널 보고 있어... 내 맘 깊은 곳엔 언제나 너를 남겨 둘 거야 슬픈 사랑은 너 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저자레베카 솔닛, 리베카 솔닛 지음출판사창비 | 2015-05-1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화제의 단어 맨스플레인(mansplain)의 시작점 설명하고 가...글쓴이 평점 그럼에도 우리는 돌이킬 수 없이 나아간다 1. 남성은 여성의 말이 불편하다 다행히도 내 남자사람 친구들은 '불편한 말'을 귀담아 들어준다. 스무 살에 처음 만난 우리들도 이제는 서른 중반이 되어 사실 자기 자신이 생각해온 방식을 바꾸기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남성 친구들은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생각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연성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친구들을 나는 무척 존경하..
안녕하셨어요? 한 여름밤을 맞아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셀프인테리어 시간입니다. 작년 겨울부터 야금야금 한 공간씩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진행해서 벌써 침실과 거실 두 공간이 나름 혁명적 변화를 이루었는데요 : ) 이번에는 홍대 연남동 이주 2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주방 리모델링에 나섰습니다!(사실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당장 집중할 거리를 찾아나서게 된 것이었지만요^^;) 예전 제 주방의 모습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한번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 볼까요? 변신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방의 모습이었죠. 이 두 사진이 바로 블로그를 통해 소개가 나갔던 1단 변신의 모습입니다. 거의 6인용으로도 쓸 수 있는 큰 식탁이 있어서 목공 작업;을 하기에는 편했지만 지나다니기에는 무척 불편했었답니다. 공간..
전람회 2집과 1997년의 골든에이지 우주형사 위제트를 닮았던 친구가 눈을 지그시 감고 황홀경에 빠져 있다. 그는 바로 내 옆자리에 앉아 있고, 때는 초여름이다. 간간이 매미 소리가 들려 왔고, 다대고등학교 1학년 교실의 창 저편으로 펼쳐진 바다는 모종의 꿈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나는 햇발이 흔들리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무엇이 그를 저 너머의 세계로 데려가고 있을까 궁금해했다. 이윽고 그는 눈을 떴다. 나를 바라본다. 자신을 관찰하고 있던 나를 알아채고, 귀에 걸었던 이어폰을 빼서 나에게 건네며 말한다. "들어볼래? 쥑인다." 나는 장미기사단의 가입 원서를 받아드는 것처럼 이어폰을 건네받아 귀에 건다. 위제트는 자신만만하게 리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널... 만나기 위해 길을 걸었지... 아무도 모..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는 꿈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 중의 하나다. 물론, 좋지 않은 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없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또 구태여 '좋은 연인'을 '꿈'의 목록에까지 올려놓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좋은 연인이 되는 것이 내 꿈의 목록에 올라가 있다는 말은, 내가 현재로서는 상대에게 전혀 좋은 연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소망해야할 정도로 헌저하게. 객관적으로 공표하자면 나는 현저하게 연인으로서 좋은 상대가 아니다. 대학에 합격하고 서울에 상경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훗날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순진무구한 소년이었다. 꼰대나 불의를 일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