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한민국, 누구에게도 보여지지 못하는 시위 시위(demonstration)는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운동'이다. 무엇을 보여주는가 하면 '정치적 메시지'이고, 누구에게 보여주는가 하면 '대중에게'다. 군중들이 모여 한 자리에서 와- 하고 끝내는 건 집회-모임인 것이다. 따라서 시위 허가가 났다면 응당 거리의 불특정 다수가 시위대의 정치적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가두 행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참여정부 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경찰 차벽은 근원적으로 이 '보여주기'라는 시위의 근본 취지를 봉쇄하고 있다. 이는 반민주적 행위이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의 유권해석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필요할 시 차벽을 세우되 시위대 및 시민의 통행로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진보재편, 진보혁신, 민들레의 이름으로 민들레와 진보의 재편 민들레는 우리 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전통적으로는 민초(民草) '백성의 풀'로 비유되었다. 민들레는 풍매화로서 그 씨를 전파하는 방식이 참 아름답다. 풀씨들이 파란 하늘을 가볍게 부유하는 모습은 봄철에 내리는 진눈깨비와 같다. 사뿐히 땅에 내려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모습은 또 어떤가. 다툼이 없고 부드러우나, 그 결실은 단단하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을 둘러 싸고 내부의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분에 대중들의 관심도 이들을 향한다. 아마 추석 차례상 위에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마약 투여 사위 이야기가 주로 오르내릴 것이다. 대다수의 ..
체로키족의 치료사이자 영적 스승인 '구르는천둥'인디언 교육7.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기쁨- 멀고느린구름"일곱번째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인디언의 기본 가르침이다. 우리가 삶이라는 길에서 행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존경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 위대한 영혼께서는 꽃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사람들도 서로 다르게 만드셨다. 붉은 꽃도 있고 하얀 꽃도 있으며 검은 꽃, 노란 꽃도 있다. 그 모든 꽃들은 우리가 그것들을 바라볼 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가 다른 종족의 사람들 사이를 걸어갈 때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우리는 친절과 존경심을 지니고 걸어야지, 그들의 피부색과 국적을 이유로 미워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을 볼 때 우리..
인디언 교육6. 가르침의 때 - 멀고느린구름그분은 어떤 기술을 가르칠 때면 우리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큼, 그리하여 오로지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리셨다. 그분은 우선 우리의 마음에서 알 필요를 이끌어내고 우리의 관심과 욕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비로소 그 필요을 채워주셨다. 그분은 우리가 필사적으로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그러한 필사적인 마음을 맨 먼저 이끌어내는 사람은 바로 할아버지였다. 그분은 우리가 알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에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는 또한 '코요테 선생'이었다. 코요테 선생은 학생에게 모든 대답과 기술을 보여주지만 그것을 일일이 설명해주지는 않았다. 대신 코요테 선생은 비록 실수할지라도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답..
신여성이 있던 자리* 10년 전에 썼던 글입니다. 요즘 한창 뜨거운 페미니즘 논의에 참고가 될까하여 올려봅니다 : ) 1. 신여성이란 무엇인가 1)근대와 신여성 서구 근대화의 물결에 떠밀려 개화기를 맞았던 조선은 근대의 신분제 붕괴의 사상적 기반이었던 자유론과 평등론의 논리에 바탕을 둔 양성평등 사상의 영향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양성평등 사상인 존 스튜어트 밀의 여성평등 사상은 개인이 그들의 자율성을 행사하고 그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하는 사회가 곧 정의사회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여성도 한 개인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밀의 이와 같은 자유주의 페미니즘 사상은 조선 개화기의 여성론과 상당히 닮아 있다. 그 첫째로 여성의 동등한 교육을 강..
미크맥족이 1월~12월에 이르는 각 달을 표현한 말들이 쓰여 있다. 하지만 이는 고정된 표현이 아니라, 그때 그때 계절과 사회의 특성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인디언 교육5. 꽃이 늦게 핀다하여 다그칠까 - 멀고느린구름"미크맥어에는 시간이라는 단어가 없어. 인디언은 시계가 말해주는 인위적 시간에는 관심이 없다네. 또 무엇을 하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만일 자네가 무슨 일을 한다고 가정해보세. 그러면 자네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그냥 계속하면 되는 거야.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거지. 시간 제한은 없어. 일이 끝나면 끝나는 거지!"- 에반 티 프리처드 61쪽 - 대학교 2학년 여름 무렵부터 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해보겠다고 이런저런 책을 읽고 다녔다. 비빔밥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
인디언 교육 4. 사람은 누구나 예술가이고 이야기꾼이다- 멀고느린구름 "미겔, 네가 화가라고 상상해보렴. 너는 네가 가진 재능으로 네가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려고 하겠지? 그림은 네가 깨달은 것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네가 깨달은 것을 되새겨줄 수 있을 정도로 네 인식에 근접한 것이겠지. 자, 운이 좋아서 네가 파블로 피카소의 친구가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피카소가 너를 몹시 좋아해서 어느 날 네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했다면, 넌 피카소를 위해 포즈를 취하겠지. 그리고 며칠이 지나 피카소가 마침내 네 초상화를 보여주겠지?그러면 넌 이렇게 말하겠지.'이건 내가 아니잖아.'그러면 피카소는 또 이렇게 말할 거야. '아니. 이게 바로 자네야. 내가 본 자네의 모습은 이런 느낌이었네.'피카소에게는 그것..
나바호-유트 족의 후손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인디언플룻 연주가 카를로스 나카이(왼쪽)와 역시 아메리카원주민 출신 연주가 피터 카터인디언 교육3. 자연의 노래, 자신의 노래 - 멀고느린구름 "모든 것은 다 노래를 가지고 있어. 신은 우리에게 각각의 노래를 주셨지. 그것이 우리가 누구인지 아는 방법이야. 우리의 노래는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거든. 물론 다른 노래도 있어. 여러 가지 노래가 여러 가지 일에 쓰이지. 춤을 위한 노래도 있고, 그냥 부르기 위한 노래도 있고, 치료를 위한 노래도 있어.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에 따라 달라지지. 노래마다 물북의 리듬이 달라. 우리 안에 있는 '작은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지 말해주지. 작은 사람은 신으로부터 와. 그가 찰리에게 그의 노래를 가르쳐주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