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RIGHT NOW, WRONG THEN 7.5감독홍상수출연정재영, 김민희, 윤여정, 기주봉, 최화정정보드라마 | 한국 | 121 분 | 2015-09-24 글쓴이 평점 정말 지금이 꼭 맞지 않더라도 우리는 종종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람은 과거를 반추하며 성장해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때의 일이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반성한 사람이라면 지금에 와서는 그때와는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지금은 맞을까? 애석하게도 알 수가 없다. 어째서냐면 우리의 지금은 다시 또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는 불멸의 명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시간은 어제가 되고, 우리는 어제..
가을의 발걸음 소리가 자분자분 들려오는 듯 하다.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향기나는 햇발이 쏟아져 들어온다. 한가로운 보사노바 음악에 맞춰 게으른 마음을 다독이다 아, 그 때 생각이 났다. 사랑하던 이에게 차마 말 못하고 감춰둔 마음을 어느 맑은 강물에 흘려보내고 싶었다. 나는 여름의 끝자락에 여행을 떠났다. 홀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버스를 타고, 낯 선 풍경들을 바라보다 이름 모를 정거장에 내렸다. 익숙한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의 삶을 혼자 시작해야 했던 그 시절. 내게 삶과 세상은 커다란 무지(無知)였다. 집을 떠나와 주소도 잃고, 온통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들, 거리들. 무명(無名)의 도시에서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하늘과 바람, 별과 구름 같은 것이었다. 나는 외롭고 무서웠다. 내가 내린 곳은 경상..
그래도 나는 영원히 그대들 편에- 경북콘텐츠진흥원 편 의병장 신돌석 장군 누각에 오른 나그네, 문득 갈 길을 잊고서낙목이 가로누운 단군의 터전을 한탄하노라.남아 27세에 무슨 일을 성취하랴. 잠시 추풍에 비껴 앉아 감회를 느끼네. 신태호, 사람들은 그를 이름 대신 신돌석이라고 칭했다. 세상 천지 어디에나 있는 돌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어서 였을까, 아니면 돌처럼 단단한 사내였기 때문일까. 몰락한 향리 가문에서 태어나 가문을 일으키고자 양반 고을까지 찾아다니며 한문을 수학했던 그는 1896년 명성왕후 시해와 단발령을 계기로 의병이 일어나자 고향에서 일어난 의병 조직, 영덕의진에 가담하여 의성의 김하락 의진과 함께 영해부 공격에 참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었다. 그때 돌석의 나이 19세였다. 그..
곁에서 조그맣게 반짝이는 별빛이어도- 경북콘텐츠진흥원 편 율곡의 아우, 옥산 이우 자네, 내 사는 곳 어딘지 묻는다면산 기대어 강물 내려보이는 사립문 닫힌 곳때로 구름 담담히 맑아 모래톱 위에 나서면사립문도 없고 다만 구름만 보이는 곳 君問我家何處住依山臨水掩荊門有時雲淡沙場路不見荊門只見雲 옥산은 안부를 묻는 벗의 서찰을 받고 매학정에 앉아 붓을 들어 답했다. 매학정은 장인 어른이신 고산 황기로 선생께서 지어 사위인 자신에게 물려준 정자로 천혜의 아름다움이 깃든 곳이었다. 옥산은 틈나는대로 이곳에 머물며 옛 시절을 떠올려보거나 담담한 시문들을 지어보고는 했다. 말년에 이와 같은 천운을 누리게 된 것도 돌이켜보면 율곡 형님과 고산 선생 간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었다. 일찍이 아버지(이원수)께서는 을사사화 때 유..
슬픈 예감저자요시모토 바나나 지음출판사민음사 | 2013-04-02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요시모토의 바나나의 젊은 시절을 대표하는 작품. 1988년 말 ...글쓴이 평점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지만 슬픈 예감은 좀처럼 틀리지 않는다. 특히 소설이나 드라마의 초반부를 볼 때 느껴지는 것은 더욱 그렇다. 이들이 사람의 인생을 유난히 닮아 있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문득, 생각이 난다. 슬픈 예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슬픈 예감들만이 사는 별이 있다. 그 별에는 예감의 빛들이 살고 있다. 그중 유난히 강렬하고 파장이 긴 빛이 바로 슬픈 예감인 것이다. 희소식의 예감은 그보다 좀 빛이 약하다. 복권 당첨의 예감은 더욱 더 약할 것이다.(그 별을 찾아가서 이 그룹에게 빛 에너지 방출 특훈이라도 시켜야 할 것 같다...
진보재편, 진보혁신, 민들레의 이름으로 민들레와 진보의 재편 민들레는 우리 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전통적으로는 민초(民草) '백성의 풀'로 비유되었다. 민들레는 풍매화로서 그 씨를 전파하는 방식이 참 아름답다. 풀씨들이 파란 하늘을 가볍게 부유하는 모습은 봄철에 내리는 진눈깨비와 같다. 사뿐히 땅에 내려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모습은 또 어떤가. 다툼이 없고 부드러우나, 그 결실은 단단하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을 둘러 싸고 내부의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분에 대중들의 관심도 이들을 향한다. 아마 추석 차례상 위에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마약 투여 사위 이야기가 주로 오르내릴 것이다. 대다수의 ..
나는 등록금으로 프랑스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렸다. 당연히 나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한다. 제2외국어 과목이 프랑스어이기는 했으나, 수능시험 과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쳤을리 만무하지 않는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2학년 봄학기 제2외국어 집중 수업 기간이 있었다. 불과 한 학기만에 2년치 프랑스어 수업을 몰아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무려 6시간이 할당되어 있었는데, 그나마도 3시간은 사실상 영어 자습 시간으로 활용되었다. 노회한 할아버지 프랑스어 교사는 교단에 서서 프랑스어 교과서를 낭송하고 퇴장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할아버지 교사는 불란서 유학까지 마친 불어의 대가였다. 그가 젊었을 때에는 프랑스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했다. 지식인이라면 불어나 독어 중 하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