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말자저자김용옥 지음출판사통나무 | 2012-08-2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철학이란 무엇인가? 사상이란 무엇인가? 사상이란 정교한 언어의 ...글쓴이 평점 낭만적 사랑의 시대를 넘어 도올 선생님의 책을 서평한다는 것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도올서원에서 가르침을 받은 제자로서 외람된 일이기도 하고 책에서 풀어놓은 방대하고 깊은 사유를 요약하기란 불가능한 일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우리 삶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에 여러 독학자들에게 책을 권하는 차원에서 글을 쓴다. 는 도올 기철학의 요점을 정리해놓은 개론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말이 개론서이지 평소 도올 선생의 저서를 읽어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우주, 천지, 종교를 다루는 5 ~7장은 독파하기에 난관을 겪을 것..
서른이 지나면 훨씬 더 현명하고 평화로운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여전히 요즘의 나는 이해 받기만을, 받아들여지기만을 바라고,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되어 있다. 논쟁을 벌이는 일이 정말 무엇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내 속에 쌓인 욕구를 분출하기 위해서인가... 이 물음 앞에 논쟁이 끝난 후면 번번히 가시지 않는 내 속의 미열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좀 더 나를 내려놓고 내 말을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온 힘을 다할 수는 없을까. 내 속의 평화를 지키는 일은 온 세계의 평화를 지키려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과연 언젠가는 그 마음에 다다를 수 있을까... 한 없이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또 한 번 부끄러움 위에..
결국 작년 한 해 정식 문예지를 통한 공모전은 모두 탈락했다. - 자음과 모음 신인상 발표가 이미 11월 24일에 책을 통해서 나왔음에도 나는 인터넷 검색만하고서 아직 발표가 안 될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 이전에는 간간히 최종심에도 오르곤 했던 나의 소설이었지만... 2012년 한 해 동안은 단 한 작품도 최종심은 커녕 예심의 문제작 반열에도 오르지 못했다. 작가적 재능이 다했거나 시대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거나 둘 중의 한 결론 밖에 내릴 수 없는 참담한 결과다. 물론 어느 쪽의 결론도 타당한 결론은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뭐였을까. 답은 역시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 글에서 언제부터인가 치열함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면피용으로 소설을 쓰고 있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아직 포..
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민음사 파묵의 소설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그가 쓴 소설 창작론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파묵의 본서 가 하버드대학교에서 그가 한 특강의 강연록인 점, 창작론의 내용이 일정한 보편성의 범주에 포함되는 점 등을 든다면 다소 작가 개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한 마디 쯤 거드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의 하버드 마케팅은 비단 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던 책 판매 전략 중 하나다. 오르한 파묵의 이번 강연록이 번역되어 나온 맥락도 그에 맞닿아 있을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라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일종의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1등 대학의 이미지, 천재들만 가는 최고의 교육기..
지금 시각은 11:00 때는 2012년 12월 31일이다. 나는 동해 바다로 해를 보러 떠나는 대신 두 편의 글을 기획하고 있다. 하나는 ‘세상’에 대한 글이고 하나는 ‘나’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두 편의 글은 서로 연관을 맺을 지도 모르겠다. 먼저 쓰는 쪽은 ‘세상’에 대한 글이다. 마야 족의 예언에 따라 세상이 아직 멸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차원에서 먼저 쓰는 것이라고 해두자. 물론 사실은 아니다. 웰빙, 힐링, 그리고 우리가 탐닉하고자 하는 것 우주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으로 확장되고 빅뱅을 일으켜 지금 크기의 우주가 된지 137.5억년 가량이 되었고, 유럽에서는 한류 가수 중 ‘빅뱅’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진화론에 의하면 세상은 어쩌다보니 만들어졌고, 창조론에 의하면 신의..
※ 이 글은 2006년에 쓰여졌습니다 그렇다. 자우림(=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다. 밴드= 자우림 아닌가! 라고 말하면 넥스트나 블랙홀이나, 부활이나, 델리스파이스 혹은 버즈의 팬들에게도 야유를 들을지 모르지만... 역시 현재 대한민국 음악계에서 밴드로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자우림일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자우림의 데뷔시절부터 착실히 팬질을 해온 역사의 산증인이다. 자우림은 '꽃을 든 남자'라는 중박 영화의 OST에 들어 있는 '헤이헤이헤이' 란 곡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때는 김경호가 일으킨 록의 바람이 순풍이 되어 일명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오버그라운드 진출이 활발히 일어나던 즈음이었다. 그런 시대 조류를 타고 자우림은 등장했고, 1집만 내고 사라져버린 아마도 기획사 밴드..
인디언 숲으로 가다 - 오이예사 지음, 장성희 옮김/지식의풍경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20세기와는 다른 사회, '대안사회'를 꿈꾸기 시작했다. 출판시장은 누구보다 민감하게 그 냄새를 맡았고, 온갖 명상서적과 대안사회에 대한 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주류에 '인디언', 거북섬 원주민이 있었다. 21세기 들어 거북섬 원주민에 관한 책은 말 그대로 쏟아졌다. 93년에 출간되었지만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 새롭게 태어나 각광을 받았고, 역시 라는 이름으로 나왔지만 관심을 끌지 못했던 포리스터 카터의 책도 로 이름을 바꾸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유행을 타고 출판사들은 이것저것 짜집기식의 족보 없는 잡탕 서적과 날림 번역으로 일관한 책들을 펴내기 시작했다. 당시 한창 거북섬 원주민에 심취해..
욕 좀 제대로 하고 삽시다 20대 초반이었던 시절, 도올선생님의 도올서원 강좌를 수강하던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선생님께 왜 욕을 그렇게 자주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 곧바로 그 학생에게 욕을 했다. 야 이 개새끼야! 내가 언제 욕을 자주했냐! 그 학생은 곧 울먹거리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이어서 도올 샘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욕을 자주하지 않는다. 오직 욕이 필요한 상황에만 한다. 욕이 필요한 상황이란, 상대에게 강력한 나의 의사표현을 하기 위한 순간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언어란 지나는 바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거칠게 입을 놀린들 상대가 수신하지 않으면 모든 언어는 무력하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욕은 힘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상대를 향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