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 마을은 서울에 남아 있는 마을 중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을 걷고 있다보니 저는 마치 제 어린 시절로 타입슬립을 해서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제가 어릴 적 살던 달동네 마을이 꼭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허름하고 고단하지만 어딘가 생명력이 있고, 따스함이 깃들어 있는 풍경. 제가 콘탁스 G 렌즈를 사랑하게 된 것도 어쩌면 그런 풍경을 가장 잘 담아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2013. 10. 27. 멀고느린구름. 백사마을 / E-P1 / Contax G 28mm
홍대 셀프인테리어 최종장 안녕하세요. 이제 드디어! 셀프인테리어 마지막 정리 시간입니다 : ) 오늘은 그간의 몇 가지 업그레이드(?) 사항과 함께 전체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소개하고 길었던 이 여정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0. 거실 업그레이드 거실 구조를 변경했답니다. 지난 번 거실 인테리어 때 책장을 이용해 거실 공간을 두 개의 방처럼 분리를 시켰다고 말씀드렸는데... 생활하다 보니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계속 들어서... 과감히 집안살림대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짠~ 그래서 이런 모습이 되었죠. 왼쪽에 있던 하양 소파를 오른쪽으로 옮겼고, 창고 공간에 감춰두었던 엔틱 서랍장을 왼쪽 파랑 벽에 붙였어요. 책장은 오른쪽 벽으로 붙여 붙박이 책장 같은 느낌을 주도록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
셀프인테리어 '멀구하우스 in 홍대' - 4. 다이닝룸 안녕하세요. 홍대 인테리어 네 번째 시간입니다. 원래는 좀 더 느긋하게 다음 편을 올릴 생각이었는데요. 지난 침실 편이 의외의 인기를 끄는 바람에 아무래도 다음 편을 기다리실 분이 많이 계실 것 같아 나름 재빨리 다음 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많은 관심에 감사드려요 : ) 이번 편은 제목에 나와 있는대로 '다이닝룸'입니다. 다이닝룸은 전통적인 부엌과 까페 혹은 식사공간을 복합적으로 결합한 공간이랍니다. 'dining'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식당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에 룸을 결합하였으니 우리 말로 번역하면 '식당 방' 정도가 되려나요? 그럼, 서론은 여기까지! 시작해봅시다~ 아름답죠? 처음 홍대 이삿집의 정문을 열었을 때 펼쳐..
아무런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서울역에 나갔다가 관광안내소에 꽂혀 있던 부클릿을 보고 무작정 올라탔던 순천행 열차. 막상 열차에서 떠올려 보니 순천은 인연이 있는 고장이다. 이제는 오래전의 기억이 되어버린 옛날을 회고하며 열차에서 작년에 써두었던 장편소설을 퇴고했다. 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을 무더위 속에서 거닐며 순천(順天)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순천의 정원박람회장은 인간이 자연(天)을 거스른 거대한 결과물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신이 아닌 인간의 차원에서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내게 주어진 하늘의 뜻은 무엇일까. 내 삶이 자연스러워진다면 어느 길을 따라가야 하는가. 하늘과 사람의 마음이 만나기도, 어긋나기도 하는 그곳에서 인연의 조화와 어긋남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2013. 8. 8 ~ 9...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기다리신 분이 지구 어딘가에는 있겠지요? -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욕실 인테리어 과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파주 시절에는 욕실 인테리어는 간단한 소품으로만 했었고, 그래서 별도로 소개도 하지 않았었는데요. 그건 아마도 제가 집이라는 공간 중에서도 욕실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던 탓도 큽니다. 제가 어렸을 때 가족과 같이 살던 집에서는 '욕실'이라고 하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고, 볼일은 공용 화장실 등을 이용해왔기 때문에 제 머리 속에서 욕실은 그다지 인상 깊은 공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멀구하우스 시즌 2 인테리어에서는 욕실에 좀 더 애정을 주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이곳에서 오래 살아보자고 마음 먹은 것도 있고, 어쩌면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욕실만..
10년 전, 늦가을 무렵. 갑작스레 하던 일을 중단하고 혼자서 한 달 간 전국일주를 시작했다. 여수를 가기 전 길목으로 진주에 들렀었다. 그 시절의 진주는 좀 더 외롭고 단단했다. 10년만에 다시 찾은 진주는 조금 너그러워졌고, 깊어졌다고 느꼈다. 그렇게 달라진 것이 비단 진주만이 아니라, 바로 내 모습이라면 더 좋으련만. 강물에 떠내려가는 유등을 보며 생각했다. "비단 10월의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이 유등뿐이겠는가..." 순간 순간 참 많은 것들이 떠내려가고 있다. 아직, 사랑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의 오만일지도 모를 일이다. 2013. 10. 15. 멀고느린구름. E-P1 / Contax G1 28mm / 진주 남강, 진주성.
자, 지난 번 셀프인테리어는 침실부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거실부터 시작합니다. 왜냐면 100% 완성된 것이 거실 뿐이어서요^^; ㅎㅎ 제가 이번 홍대 인테리어의 컨셉으로 잡은 것은 '파리지앵'이랍니다. 제가 유달리 프랑스 소설이나, 프랑스 음악(샹송) 등을 좋아하기도 해서요. 뭔가 파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집에서 살면 좋겠다... 게다가 나는 '홍대피플'이 되었으니까! 라는 마음에서 주로 파리에 사는 예술가들의 집 인테리어를 많이 참고했답니다. 도서관에서 프랑스어로 된 인테리어 잡지도 보고 ㅎㅎ 그러다가 이번에는 거실 벽 한 쪽도 좋아하는 파란색으로 칠해보자 싶었답니다. 그래서 시작했지요. 그래도 경험이 있었던 탓에 쉬웠습니다...는 커녕;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아 벽 하나 칠하는 데 페인트를 두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