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정원을 가꾸는 일에 대해 말하고 싶다. 지난 3월, 봄이 되어 아직은 황량했던 학교 소운동장 한 쪽 비탈에 꽃씨를 사다 뿌렸다. 해바라기, 제비, 나리, 봉선화 등등 이름도 고운 꽃의 씨앗들을 아이들이 손수 흙 속에 심었다. 그 때의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여름이 된 지금, 소운동장 한 켠을 곱게 물들이고 있다. 함께 과실나무도 심었다. 0,1학년 아이들이 각자 자기를 닮은 아기 나무들을 한 그루씩 심은 것이다. 5년, 10년이 지난 후에는 아기 나무들도 아이들처럼 부쩍 자라 있을 것이다. 과실나무 중에 포도나무는 특별히 한 곳에 모아 심었다. 5학년 석란이네서 선물한 중년(?) 포도나무가 심어진 자리가 그곳이다. 그곳에 작은 정원을 만들고 벤치도 놓으면 참 좋겠다 싶어 아이들이 떠난 학교에 남아 바..
파주자유학교 학교 폐쇄 공문 수신까지의 경과 * 시간 순에 따라 지금까지 진행된 사건 경과를 사실관계로만 요약한 내용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분량이네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의에 참고 자료로서 공개합니다. ※ 스마트폰의 경우 가로로 길게 보셔야 모든 내용이 보입니다. 일 자 개 요 상 세 내 용 2002. 3 고양 · 파주 지역 최초로 초등대안학교 설립 · 명칭 : 고양자유학교 → 2003. 7 자자학교(‘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자유학교’)로 개명 2006. 3 학교 명칭을 ‘행복한학교’로 개명 / 행복한학교 졸업생의 교육 지속성 보장을 위해 중등 과정인 ‘청미래학교’ 설립 2007. 12 통합 학사 건축 목적으로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부지 구입 2008. 1 행복한학교와 청미래학교를 통합하여 ‘파주..
살다살다 학교의 교육환경 때문에 주변 모텔의 영업을 제한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모텔의 영업 때문에 학교를 폐교해야 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해외토픽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기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경기도는 대안교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안교육 1번지로 불리워질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대안학교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인근 모텔에 의해 폐교 위기에 처한 파주자유학교도 그 중 한 곳이다. 파주자유학교는 2002년 초등과정 대안학교로 설립되었다. 국내에서 초등과정 대안학교로는 처음 문을 연 것이다. 이후 10년간 파주자유학교는 초중고 통합 12년 과정의 대안학교로 성장하였다. 아이들의 안정적인 교육을 위해 정식 인가를 받을 필요성을 느껴 관련 규정에 따라 환경기준에 걸맞는 학사를 건축하기 위해 땅..
오른쪽 머리로, 한 걸음 더 왼쪽으로- 4.11 총선, 그리고 한국 사회의 진로에 대하여 1. 국회의원을 뽑는 기준은 '정책'과 '정당' 3일 뒤면 총선이 실시된다. 20년만이라는 총선과 대선이 맞물린 2012년이다. 이 두 큰 정치 이벤트로 우리 사회는 크게 요동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계는 일정 수준 지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국회의원을 뽑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지역일꾼'을 뽑는다는 것과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지역일꾼'이라는 미사여구는 과거 양김 정치 시대에나 어울리는 표현이다. 지역감정에 호소하고, 정치적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한 차양막에 불과하다. 국회의원은 지역 예산을 잘 타오기 위한 지역 반장을 뽑는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을 뽑는다는 일은 나라에 어떠한 ..
내 유년의 업 2007년 봄부터 2008년 여름까지 문산 내포리 작은 숲속에 있던 행복한학교에서 교사로 지내며 참 행복했다.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파주 출판단지에 있던 청미래학교와 합쳐져 12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파주자유학교'가 된 행복한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먼 여정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내게는 고질적인 질병이 있었는데, 바로 편두통이었다. 일주일 중 3일 정도는 편두통에 시달렸다. 온갖 동서양의 처방전을 두루 써보아도 한 때였다. 그러던 것이 행복한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다보니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제 난 편두통을 거의 겪지 않게 되었다. 나는 편두통을 내 평생의 지병으로 가져가야할 것이라 체념하고 있었다. 유년시절이란 어쩌면 하나의 사람이 평생 짊어지..
Fscloud Far slow cloud 한미FTA의 쟁점이 ISD(투자자 국가소송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FTA로 인한 농업 붕괴와 중소기업, 소 상업인들의 예상되는 피해다. ISD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반대 논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저들이 노리는 바다. 11월 3일 via web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퇴임 후 한미FTA 추진의 잘못을 인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FTA는 옳고 이명박 대통령의 FTA는 틀렸다는 식의 대응은 꾸준히 FTA를 반대해온 진보 진영을 기만하는 것이다. 잘못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미안하다. 그러니 같이 반대하자가 되어야 한다. 11월 3일 관심글 담기 답글 지우기 진보 진영도 본인들의 선명성과 올바름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친노 진영 혹은 민주 ..
* 최근 며칠간 트위터에 올린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아동 성폭행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남성들이 인터넷 서명에 참여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사한 시기에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70%이상의 남성이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행을 야기한다고 답했다. 그래, 아동들이 얼마나 야한 옷을 입기에 성폭행을 당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남들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여고생의 교복과 스튜어디스의 제복, 오피스걸의 사무복 등은 지나치게 야해서 성폭행을 야기하니 모두 꽃무늬 몸빼옷으로 바꾸어야겠다. 대상이 얼마나 성적인 매력이 넘치느냐 하는 것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성폭력은 근본적으로 무력이든 권력이든 힘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며, 그것은 먼 관계에서가 아니..
1. 인간, 지구, 그리고 우주 사람의 생이란 저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고, 137억년이라는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찰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아주 잠시 머물다 가는 것에 불과한 순간 동안 인간이 과연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가 근원적인 회의를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단란한 가정의 구성원이 되어, 일정 수준의 연봉을 받으며 무리 없이 살아나가기를 기대하고, 어떤 사람은 대권에 도전하는 인생을 꿈꾸며, 또 어떤 이는 재계의 거물이 되기를 욕망한다. 각자 이 사회, 또는 국가, 나아가 세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며 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불교의 윤회관에 따르자면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