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제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3. 음악부문 안녕하세요. 한다고 해놓고 안 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유명한 멀고느린구름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병인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후다닥 시상식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진행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안 하면 어쩌실 겁니까? 흠흠... 그럼 곧바로 시상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음악 싱글 부문 후보를 만나 보시죠. 음악 싱글 부문 후보(앨범 발매일 기준이 아니라 글쓴이가 앨범을 들은 시기를 기준으로 후보 선정) * 러브홀릭 - One love* 자우림 - 샤이닝* N.EX.T - The last love song* 펄스데이 - 차마* 캐비넷싱얼롱즈 - 그해 봄 터미널 벤치* 네스티요나 - cause y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저자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출판사민음사 | 1999-03-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불멸의 작가 괴테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갖가지 문화행사들...글쓴이 평점 나는 아직도 흔들리며 을 완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소년권장도서 목록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항상 끼어 있던 이 작품을 처음 마주한 곳은 백과사전의 세계명작 코너였다. 베르테르라고 하는 한 반골 기질이 있는 젊은 지식인이 약혼자가 정해져 있는 매력적인 여성 로테를 짝사랑하고, 사랑에 실패하자 죽음을 선택한다고 하는 3류 연애 소설 같은 줄거리가 그 코너에 소개되어 있었다.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혀 있던 청소년 시절의 내게 이 책이 권장될리 만무했다. 시시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여겨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 ..
*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제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오늘 학교(서울 성북구)를 마치고 집(경기도 파주 교하읍)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시간 동안 심심해서 온갖 공상에 빠졌다. 그러다가 문득 작년 연말 즈음의 일이 떠올랐다. 작년 연말 몇몇 스타 가수들이 시상식 출연을 거부하면서 대안적인 시상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드디어! 수면 위에 떠올랐었다. 나는 그때 그러든 말든~ 하는 자유방임적인 태도로 상황들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요즘 같은 다원주의의 시대에 권위를 가진 일부 심사위원들의 잣대로 무엇을 좋은 예술이다 아니다 라고 구분짓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대안이다 뭐다 말로만 궁시렁 대고 예전부터 있어 온 '대한민국음악상' 하나를 빼..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3. 지구는 진보하지 않는다, 다만 그 중용을 찾아갈 뿐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이라는 책을 1978년에 세상에 내놓으며 ‘가이아 이론’을 주창했다. 이 이론은 지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이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지구라는 유기체를 유지시키기 위한 세포와 같다고 말한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나무’와 같은 생명체로 여겼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철저한 진화생물학자는 이 이론에 냉담하지만, 오히려 인문학자들은 ‘가이아 이론’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가이아 이론’이라는 명칭으로는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1..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2. 자본, 그 다음의 삶 국내의 정치 상황만을 보아서는 박노자 교수의 ‘좌파하라’는 외침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나라가 아닌가. 신자유주의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던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낙서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 박정근 씨 사건 - 나라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만큼이나 신성불가침의 용어가 되어버렸다. 우리에게 자본주의는 시대의 대세이고, 만국의 표준 가치처..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북스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1. 진보의 현재 나는 정치에 관심이 많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되었을 즈음에는 여자아이들에게 "너는 남자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세 가지 질리는 점이 없어서 좋다."는 얘기를 듣곤 했었다. 그 세 가지는 스포츠, 군대, 정치였다. 그랬다. 당시만 해도 나는 세 가지 사안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한참이나 흐르고 보니 어느 새 나도 사석에서 군대에서 있었던 무용담을 떠들어대고, 대권 도전자라도 되는 것처럼 한국 정치의 현실과 그 해법에 대해 틈만 나면 이야기하거나 쓰게 되었다. 다행하게도 스포츠는 아직이다. 정치에 무심하던 스무..
할머니와 살던 그 집 할머니와 살던 그 집은 오르막길을 1킬로미터 이상 걸어 올라가야 하는 산자락에 있었다. 가로등 하나 없던 달동네 마을에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불이 꺼진 집은 내가 살던 집밖에 없었다. 할머니가 오시고 난 뒤에야 비로소 우리 집에도 불이 켜졌다. 할머니가 오기 전에는 아버지와 둘이서 살던 집이었다. 없는 살림을 보충하려 아버지는 야근을 하기 일쑤였다. 불이 꺼진 집은 쓸쓸한 기분도 선사했지만, 어쩐지 다 자라 독립한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도 주었었다. 집에 돌아와 불을 켜고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을 때는 짐짓 직장인의 비애 같은 것을 느꼈던 것도 같다. 그러던 것이 할머니가 오신 뒤로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선, 집에 불이 켜졌고, 나는 더 이상 어른 행세를 하지 않아도 좋게 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저자김정운 지음출판사쌤앤파커스 | 2009-06-01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의무와 책임만 있고 재미는 잃어버린,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글쓴이 평점 남자도 좀 울어보자 나는 이 책이 아주 별 볼일 없는 책인 줄 알았다. 베스트셀러가 공정한 기준으로 선정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신감도 있지만, 시류에 휩쓸리고 싶지 않다는 점 때문에 베스트셀러에 대한 독서를 꺼리는 내 취향에 따르면 이 책은 읽지 않아야 할 책이었다. 2010년에 나는 한창 군복무 중이었다. 2010년 3월에는 그 유명한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발하는 바람에 휴가고 뭐고 다 날아가고 꼼짝없이 비상대기를 해야 했다. 가을이 되어서야 겨우 휴가를 나오게 되었는데 서점가에는 이 책이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제목과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