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재편, 진보혁신, 민들레의 이름으로 민들레와 진보의 재편 민들레는 우리 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전통적으로는 민초(民草) '백성의 풀'로 비유되었다. 민들레는 풍매화로서 그 씨를 전파하는 방식이 참 아름답다. 풀씨들이 파란 하늘을 가볍게 부유하는 모습은 봄철에 내리는 진눈깨비와 같다. 사뿐히 땅에 내려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모습은 또 어떤가. 다툼이 없고 부드러우나, 그 결실은 단단하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을 둘러 싸고 내부의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분에 대중들의 관심도 이들을 향한다. 아마 추석 차례상 위에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마약 투여 사위 이야기가 주로 오르내릴 것이다. 대다수의 ..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저자레베카 솔닛, 리베카 솔닛 지음출판사창비 | 2015-05-1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화제의 단어 맨스플레인(mansplain)의 시작점 설명하고 가...글쓴이 평점 그럼에도 우리는 돌이킬 수 없이 나아간다 1. 남성은 여성의 말이 불편하다 다행히도 내 남자사람 친구들은 '불편한 말'을 귀담아 들어준다. 스무 살에 처음 만난 우리들도 이제는 서른 중반이 되어 사실 자기 자신이 생각해온 방식을 바꾸기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남성 친구들은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생각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연성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친구들을 나는 무척 존경하..
전람회 2집과 1997년의 골든에이지 우주형사 위제트를 닮았던 친구가 눈을 지그시 감고 황홀경에 빠져 있다. 그는 바로 내 옆자리에 앉아 있고, 때는 초여름이다. 간간이 매미 소리가 들려 왔고, 다대고등학교 1학년 교실의 창 저편으로 펼쳐진 바다는 모종의 꿈으로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나는 햇발이 흔들리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무엇이 그를 저 너머의 세계로 데려가고 있을까 궁금해했다. 이윽고 그는 눈을 떴다. 나를 바라본다. 자신을 관찰하고 있던 나를 알아채고, 귀에 걸었던 이어폰을 빼서 나에게 건네며 말한다. "들어볼래? 쥑인다." 나는 장미기사단의 가입 원서를 받아드는 것처럼 이어폰을 건네받아 귀에 건다. 위제트는 자신만만하게 리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널... 만나기 위해 길을 걸었지... 아무도 모..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는 꿈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 중의 하나다. 물론, 좋지 않은 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없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또 구태여 '좋은 연인'을 '꿈'의 목록에까지 올려놓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좋은 연인이 되는 것이 내 꿈의 목록에 올라가 있다는 말은, 내가 현재로서는 상대에게 전혀 좋은 연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좋은 연인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소망해야할 정도로 헌저하게. 객관적으로 공표하자면 나는 현저하게 연인으로서 좋은 상대가 아니다. 대학에 합격하고 서울에 상경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훗날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순진무구한 소년이었다. 꼰대나 불의를 일삼는..
무작정 어떤 글을 무작정 어떤 글을 쓰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묘하게도 대부분 밤이고, 마음을 끄는 음악이 들려오고 있을 경우가 많다. 지금 내 귀에는 스위트피 3집의 노래들이 들려오고 있다. 거절하지 못할 글쓰기의 충동. 아마도 '작가'라는 것에 타고난 재능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일 거다. '글쓰기의 충동'이 마음의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 문득, 궁금해진다. 이 충동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것일까, 아니면 삶의 어느 시점에선가 갑자기 틈입한 것일까. 음... 모르겠다. 분명한 건 지금은 그 고민을 깊게 이어나갈 타이밍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년 한 해 카페에서 준점장 노릇을 했는데, 올해부터는 모 커뮤니티 디자인 기업 출판팀에서 '작가'라는 명함을 받고 일하고 있다. ..
추억의 마니 (2015)When Marnie Was There 8감독요네바야시 히로마사출연타카츠키 사라, 아리무라 카스미, 마츠시마 나나코, 쿠로키 히토미, 테라지마 스스무정보애니메이션, 판타지, 드라마 | 일본 | 103 분 | 2015-03-19 글쓴이 평점 떠올리리라 언젠가를 언젠가는 폭풍의 영향권에 접어 들었습니다. 여름 장마철이 지나면 뉴스에서 이런 일기예보를 듣게 된다. 만약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나는 아직 '마니의 영향권' 속에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극장용 만화영화 이야기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바람이 아직 차가울 때 보았던 마니의 금발과 스러질 듯 반짝이는 별빛 같던 왈츠 음악이 떠오른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재능이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에게 계승되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꼭 그렇게 ..
체로키족의 치료사이자 영적 스승인 '구르는천둥'인디언 교육7.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기쁨- 멀고느린구름"일곱번째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인디언의 기본 가르침이다. 우리가 삶이라는 길에서 행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존경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 위대한 영혼께서는 꽃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사람들도 서로 다르게 만드셨다. 붉은 꽃도 있고 하얀 꽃도 있으며 검은 꽃, 노란 꽃도 있다. 그 모든 꽃들은 우리가 그것들을 바라볼 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가 다른 종족의 사람들 사이를 걸어갈 때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우리는 친절과 존경심을 지니고 걸어야지, 그들의 피부색과 국적을 이유로 미워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을 볼 때 우리..
데미안저자헤르만 헤세 지음출판사민음사 | 2009-01-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데미안을 통해 참다운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 싱클레어의 이야기....글쓴이 평점 나의 데미안 며칠 전부터 붙잡고 있던 데미안을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문학적 감명. 지금의 문학에서는 사라져버린 인간과 세계에 대한 열정이 헤세의 작품 속에는 아직 살아 있었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처럼 나 역시 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을 찾아 헤매었다. 그리고 그 길목에서 나는 데미안과 같은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헤밀이었다. 지금은 비록 연락이 잘 안 되고 있지만, 아직 남은 긴 인생의 기간 중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 것이 헤밀이었다고 늘 생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