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인 더 문라이트 (2014) Magic in the Moonlight 7.6감독우디 앨런출연엠마 스톤, 콜린 퍼스, 마샤 게이 하든, 해미쉬 링클레이터, 재키 위버정보코미디, 드라마 | 미국 | 97 분 | 2014-08-20 글쓴이 평점 오, 사랑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즐겨 보기 시작한 것은 몇 해전 개봉한 를 보면서부터다. 최고의 문학가들이 실물과 꼭 닮은 배우들의 모습으로 재현되는 그 영화는 소설가 지망생인 나의 로망을 한껏 충족시켜주는 영화였다. , 으로 이어진 우디의 영화는 시종 경쾌하면서도, 그 속에 선명한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어 트렌디한 영화를 보는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작가주의 영화를 즐기고 있다는 우쭐함도 함께 선사하곤 했다. 이번에 개봉한 는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몇 가지 ..
다시 어둠 속에 등불을 밝히며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해로부터 120년이 되는 해이다. 60년을 한 주기로 셈을 했던 선조들의 역법에 따르면 올해로 갑오 동학농민혁명이 있으신 2주기가 지나간 것이다. 올해는 바로 갑오년이다. 내가 갑오년과 동학농문혁명을 묶어서 연상하게 된 것은 대학교 3학년 즈음부터였다. 계기가 있었다. 강의실을 찾아갔더니 갑자기 휴강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던 날이었다. 아무런 약속도 없던 날, 갑작스럽게 아르바이트 때까지 3시간 남짓의 시간이 남아버려 나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돌아다녔다. 황학동 도깨비시장과 헌책방 거리를 기웃거리는 게 가장 만만한 소일거리였던 시절이었다. 자주 가던 헌책방에 들러 책을 뒤적거리고 있을 때 새로 들어온 한 전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라는 제목의 대하..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4) Night Train to Lisbon 8.2감독빌 어거스트출연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마르티나 게덱, 크리스토퍼 리정보로맨스/멜로, 스릴러 | 스위스, 포르투갈 | 111 분 | 2014-06-05 글쓴이 평점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고갯길에서 버려진 녹음 테이프 하나를 주웠던 일이 있다. 집에 돌아와 오디오 속에 테이프를 넣고 재생하자마자 나는 정지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 테이프 속에는 놀랍게도 알 수 없는 여자의 신음 소리 같은 것이 녹음되어 있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 테이프를 비밀리에 간직하며 깊은 밤에 몰래 꺼내 듣고는 했다. 그 여자의 목소리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고, 신음 소리는..
경주 (2014) 7.4감독장률출연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 곽자형정보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45 분 | 2014-06-12 글쓴이 평점 경주에 갔었다 경주에 갔었다. 누구나 경주에 간 일이 있을 것이다. 나는 경주에 간 일이 세 번 있었다. 첫 경주 방문은 당연하게도 수학여행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는 부산 감천동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다. 아니, 6학년생이었던가. 정확하지 않다. 정확한 것은 다음과 같은 기억이다. 경주로 가는 관광버스 속에서 나를 좋아했던 한 여자아이가 계속 쿠크다스를 권했다. 나는 수학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쿠크다스 세 상자 정도는 먹었던 것 같다. 불국사라든지, 다보탑의 아름다움 같은 것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게 첫 번째 경주는 오직 쿠크다스로 수..
우아한 거짓말 (2014)Elegant Lies 8.3감독이한출연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유아인정보드라마 | 한국 | 117 분 | 2014-03-13 글쓴이 평점 그러나, 눈 돌리지 않는 삶 왜, '우아한 거짓말'인 걸까? 항상 궁금하던 것은 그것이었다. 영화를 본 후에도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다. 극 중에서 죽은 '천지'가 자신의 고통을 가족들에게 숨긴 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이 어째서 '우아한' 거짓말인 걸까. 의문은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이 리뷰를 쓰기 위해 포스터 이미지를 찾던 중에 발견한 다음 이미지 덕분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죽은 천지의 것만이 아니라 살아남은 모두의 것이었다. 아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제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3. 음악부문 안녕하세요. 한다고 해놓고 안 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유명한 멀고느린구름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병인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후다닥 시상식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진행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안 하면 어쩌실 겁니까? 흠흠... 그럼 곧바로 시상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음악 싱글 부문 후보를 만나 보시죠. 음악 싱글 부문 후보(앨범 발매일 기준이 아니라 글쓴이가 앨범을 들은 시기를 기준으로 후보 선정) * 러브홀릭 - One love* 자우림 - 샤이닝* N.EX.T - The last love song* 펄스데이 - 차마* 캐비넷싱얼롱즈 - 그해 봄 터미널 벤치* 네스티요나 - cause y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저자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출판사민음사 | 1999-03-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불멸의 작가 괴테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갖가지 문화행사들...글쓴이 평점 나는 아직도 흔들리며 을 완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소년권장도서 목록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항상 끼어 있던 이 작품을 처음 마주한 곳은 백과사전의 세계명작 코너였다. 베르테르라고 하는 한 반골 기질이 있는 젊은 지식인이 약혼자가 정해져 있는 매력적인 여성 로테를 짝사랑하고, 사랑에 실패하자 죽음을 선택한다고 하는 3류 연애 소설 같은 줄거리가 그 코너에 소개되어 있었다.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동경에 사로잡혀 있던 청소년 시절의 내게 이 책이 권장될리 만무했다. 시시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여겨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 ..
*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제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오늘 학교(서울 성북구)를 마치고 집(경기도 파주 교하읍)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시간 동안 심심해서 온갖 공상에 빠졌다. 그러다가 문득 작년 연말 즈음의 일이 떠올랐다. 작년 연말 몇몇 스타 가수들이 시상식 출연을 거부하면서 대안적인 시상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드디어! 수면 위에 떠올랐었다. 나는 그때 그러든 말든~ 하는 자유방임적인 태도로 상황들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요즘 같은 다원주의의 시대에 권위를 가진 일부 심사위원들의 잣대로 무엇을 좋은 예술이다 아니다 라고 구분짓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대안이다 뭐다 말로만 궁시렁 대고 예전부터 있어 온 '대한민국음악상' 하나를 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