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저자#{for:author::2}, 도련님#{/for:author} 지음출판사현암사 | 2013-09-1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천년의 문학가 나쓰메 소세...글쓴이 평점 어째서 나쓰메의 작품은 오늘에도 내가 읽은 나쓰메 소세키의 첫 작품은 역시 『마음』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언제 어느 때, 어떤 경로를 거쳐 읽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장 곤란한 점은 내가 스스로 이 책을 꺼내 읽은 것인지, 혹은 친구의 권유에 의해 읽게 된 것인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몇 번이나 돌이켜보았지만 결판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아무래도 안전한 길을 택하는 쪽이 좋겠다. 오래전 만나던 한 친구가 손에 꼽던 작품 중의 하나가 『마음』이었고, 나는 그 친구의 영향으로 『마..
세상의 모든 아침저자파스칼 키냐르 지음출판사문학과지성사 | 2013-08-27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17세기, 비올라 다 감...글쓴이 평점 연주하는 문장들 "1650년 봄, 생트 콜롱브 부인이 죽었다. 부인은 두 살과 여섯 살 난 두 딸아이를 남겼다. 생트 콜롱브 씨는 아내의 죽음이 사무쳤다. 그는 아내를 무척 사랑했다. 그가 '회한의 무덤'을 작곡한 것은 아내의 죽음 때문이었다." 즐겨 보는 케이팝스타 시즌 4에서 박진영 심사위원은 음악의 첫 소절을 듣고 딱 마음에 들어맞으면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끝났네 끝났어"라고 말하곤 한다. 파스칼 키냐르의 을 모두 읽은 뒤, 위에 인용한 첫 문단을 다시 읽어보면 똑같이 감탄할 수밖에 없다. 끝났네 끝났어. 중학교 1학년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The Theory of Everything 7.7감독제임스 마쉬출연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찰리 콕스, 해리 로이드, 데이빗 튤리스정보로맨스/멜로 | 영국 | 123 분 | 2014-12-10 글쓴이 평점 사랑, 그 모든 것의 원리 'The Theory of Everything(만물의 이론)', 작년 12월에 개봉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사랑담을 다룬 영화의 원래 제목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연인 관객들을 모으기 위한 업계측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제목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바꾼 것은 영화의 주제를 왜곡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티븐 호킹의 역저 를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뒷편의 언덕을 따라 한 없이 걸어..
푸른 새벽 새벽은 늘 푸르다. 이것만큼 내게 큰 위안이 되는 것도 없다. 길을 걷다 문득 고개를 들어 올리면 거기에는 항상 하늘이 있고, 가끔씩 아주 멋진 모양의 구름들이 지난다. 이보다 멋진 일은 드물다. 해가 지면 언제나 어두워지고 우주가 선명해진다. 우주왕복선 비용 수억 달러를 우리는 매일 밤 절약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히말라야에서 날아와 이즈미로 옮겨가기 위해 잠시 철원의 한 호수에서 목을 축이는 단정학 무리들을 숨죽여 바라본 일이 있다. 두루미가 날아오르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숨어 있는 기자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새벽 2시경부터 잠복은 시작되었다. 12월 초였고, 철원의 온도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던 즈음이었다. 단정학은 사람의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태평하게 호수를 떠다니며 새..
우리가 교육하려는 것 대학 초년생 시절 만난 절친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도올 선생은 이후 내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 스승이 되었다. 방학 때면 학교 게시판에 도올서원 제생을 모집한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고는 했었다. 꼭 등록해야지 하고 속으로만 다짐하다가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2001년인가를 끝으로 공식적인 도올서원은 문을 닫았다. 선생의 수업을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방법을 찾다가 EBS에서 하는 불교 강의에 제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곧바로 지원해 약 4개월 가량의 한 학기 수업을 듣고 도올서원 졸업장을 받았다. - 이사하는 와중에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 한 학기 수업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중앙대학교에서 한 학기만 특별히 개설된 논어 특강을 꼬박꼬박 찾아가 수료하기도 했다. 스승 덕분에 동서..
한국영화사상 영원한 망작을 위한 변론 * 이 글은 2002년에 쓰여졌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 종로3가쯤에 자리잡고 있는 극장을 찾았다. 오랜만의 영화 지난 추석 연휴기간을 이용해 종로3가쯤에 자리잡고 있는 극장을 찾았다. 오랜만의 영화관 나들이였다. 하늘은 조금 끄느름하니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었지만, 나의 가슴은 두근거리고 있었다.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하 '성소')'을 보러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추석기간인지라 인파는 없었고, 매우 한가로운 기분으로 극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좌석을 찾아 착석했고, 추석 탓인지, 영화 탓인지 매우 산산한 분위기에서 다른 관객 12명과 함께 나는 영화를 관람했다.(관객 수 헤아리기가 참 쉬웠다.) 그리고 나는 보리수 아래에 요가자세처럼 ..
제목 없음 제목에만 의지하여 시작되는 소설이라면 나도 쓴 적이 있다. 이렇게 문장을 쓰는 순간 이미 하루키에게 지고 시작하는 게임이 된다. 그는 나보다 훨씬 연상이고, 훨씬 이전부터 프로 소설가로서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글을 통해서 무언가 남과 승부를 내보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라고 이제 와서 이야기하기도 조금 머쓱하다. 아무튼, 아무튼이라고 정리하자면 소설가 중에서는 제목만 정해놓고 그 제목에서 풀려나오는 대로 멋대로 이야기를 써버리는 부류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첫 소설집이라고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는 이 소설집은 그런 부류의 소설 작법을 통해서 만들어진 소설집이다. - 그렇지 않은 소설도 있는 모양이지만 대다수가 그런 식이다. - 일단 읽어보면 알겠지만 제목과 전혀 상..
14세와 타우타우씨저자우메다 순사쿠, 우메다 요시코 지음출판사아름드리미디어 | 2014-09-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1998년 일본 그림책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난생 처음 ...글쓴이 평점 우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배워가는 사람들 눈을 감고 가만히 떠올려본다.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알고 있는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더 많았을 때, 나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었나 하고. 그러면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올라오는 말은 ‘국영수’다. 남몰해 좋아했던 짝의 이름도 아니고, 국과수(국립과학수사원)도 아닌 국영수라니. 학창 시절을 통틀어 선생님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국영수’고, 가장 열중해서 들여다 볼 수밖에 없었던 것도 국영수이니 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국영수 다음으로는 뭐를 배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