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2011)Come Rain, Come Shine 5.2감독이윤기출연임수정, 현빈, 김지수, 김중기, 김혜옥정보로맨스/멜로 | 한국 | 105 분 | 2011-03-03 글쓴이 평점 "괜찮아." 라는 말은 때론 다정하고 때론 무심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근원적으로는 긍정적 힘을 지닌 말임에는 틀림없다. 괜찮아를 반복하는 남자와 그 말이 듣기 싫어진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 여자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말도 결국은 "괜찮아."였다. 나는 "됐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남자였다. 처음에는 상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한 번 두 번 "됐어. 내가 할게. 됐어. 괜찮아. 됐어. 그만 해도 돼." 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점점 상대에 대한 무시의 의미..
오전에 내리는 가랑비 비가 온다 투둑투둑 벌레가 운다 귀한 사랑을 제 손으로 다 떠나보내고 쓸쓸하다 외롭다 쓰며 괜시리 창 밖에 우는 벌레를 나무란다 옆 방에서 들려오는 사랑노래도 너무 유치하다 더운 날에는 서늘함을 그리워하고 겨울에는 지나간 열정의 미온으로 마음 녹이듯 달이 있을 때는 달이 어두움 내모는지를 모른다 귀중한 것은 어찌 항상 가랑비로 내리고 여우비 마냥 사라지는가 모든 비를 나는 우산으로 받았다 하루라도 흠뻑 젖어 본 적 없었다 벌레만큼도 울어 본 적 없었다 다만 둥근 그늘의 집에 앉아 우편함에 편지를 넣고 가는 당신을 길게 자란 손톱인 듯 바라보았다 비가 온다 벌레 운다 가랑비들이 모여 긴 소나기가 된다. 2006. 6/20. 멀고느린구름.
바람이 불어오는 저 남산 위를 올라 갔었지 작곡/작사 멀고느린구름 바람이 불어오는 저 남산 위를 올라 갔었지 계단을 오르며 느끼는 나의 조그만 마음 서늘했었어 바람이 불어오는 저 남산 위를 올라 갔었지 불꺼진 거리에 빛나는 눈물 빛에 마음 젖어 들었어 언젠가 그는 날 웃으며 바라볼 수 있을까 불어오는 바람은 소리없이 나를 감싸고 흔들리는 잎사귄 공허한 이 가슴 다독여 바람이 불어오는 저 남산 위를 올라 갔었지 먼 옛날 우리의 약속이 떠올라 나는 그만 고갤 숙였어 언젠가 그는 날 웃으며 바라볼 수 있을까 불어오는 바람은 소리없이 나를 감싸고 흔들리는 잎사귄 공허한 이 가슴 다독여 공허한 이 가슴 다독여 공허한 이 가슴 다독여 바람이 불어오는 저 남산 위를 올라 갔었지 삶이란 어둡고 서늘한 저 남산 위의 바..
나의작은새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일본소설문학선 지은이 에쿠니 가오리 (문일출판, 1999년) 상세보기 하트 점수: ♥♥♥♡ "진짜로 병이 난 거니?" 이렇게 묻자 녀석은 좀 기분이 상했는지, "그래, 진짜로 병이 난 거야. 진짜라구!"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럼 병원에 가야지." 하고 말하자, 아이고 맙소사 하는 듯히 한숨을 푹 내쉬더니 "정말이지 하나도 몰라주는구나."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병이라는 게 뭔지, 넌 하나도 모르고 있어." '아-----, 싫다 싫어' 하는 말투였다. "병이라는 건 말야, 하루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거야. 아무 데도 못 나가. 하루종일 누워 있으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약을 먹고, 꼼짝 않고 쉬어야 하는 거라구." 설명을 마치더니 녀석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
중국읽어주는남자 카테고리 역사/문화 > 동양사 > 중국사 > 중국사일반 지은이 박근형 (명진출판사, 2010년) 상세보기 하트 점수 : ♥♥♥ 20세기 후반기에 탄생한 한국인의 대부분 -나를 비롯한- 은 '중국'에 대해 오해하며 자랐다. 중국인은 게으르고 가난하며, 우리보다 조금 뒤쳐진 개발도상국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을 짱깨 혹은 뙤놈이라 지칭하며 자라났고, 그들을 남의 물건이나 복사해서 불법으로 팔고, 얻을 것은 값싼 노동력 밖에 없는 나라로 치부했다. 그러다 21세기 들어 갑자기 G2라는 말이 나돌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자 당황했다. 사람들은 중국이 '벼락 스타'가 된 것처럼 여겼다. 하지만 중국은 언제나 스타였고, 세계의 중심에 있었다. 오히려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서 살짝 벗..
새벽의 글쓰기는 외롭고 쓸쓸하다. 등단하지 못한 작가의 글쓰기는 더욱 외롭고 쓸쓸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직 잠들어 있는 이 시간에 나는 누구를 향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나의 글이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읽혀질까.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글을 읽어준다면 그걸로 족하다 라는... 거짓말은 사람을 공허하게 한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고 그리하여 이 고독한 작업이 조금쯤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으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흔들림을 주는 일이었으면 싶다. 하루키는 매일 아침 일어나 4시간 정도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윤리로 삼고 김연수는 매일 원고지 15매를 채우는 것을 의무화했다. 그런데 나는 '매일 단 몇 줄이라도 우선 쓰자' 라는 것조차 꼬박꼬박 잘 지키지 못한다. 주어진 여건은 누구나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