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정종목 한때 넉넉한 바다를 익명으로 떠돌 적에 아직 그것은 등이 푸른 자유였다 고등어,참치,청어,정어리,꽁치.....그런 이름을 달고부터 그물에 얽히고 몇 두릅씩 묶여 생선은 도마에 오른다 도마에 올라 두고 온 바다를 헤집는 칼날 시퍼렇게 날을 세운 배후의 죽음을 넘보고 살아서 지킨 육신의 토막토막 냉동된 자유, 성에 낀 비늘을 털며 까마득한 불면의 바다를 지탱해온 가시와 뼈를 발리우고 부드럽게 등을 구부리고 마지막 살신을 위해 제단 위에 오른다 석쇠 위에서 시커멓게 알몸을 그슬려 마침내 헛된 저의 이름마저 산산이 찢기우고 소금을 뿌려주세요 환호처럼 은총처럼 가슴까지 뼛속까지 황홀하게 저미도록 오늘도 헛된 이름을 쫒아 붉은 아가미를 헐떡이며 보이지 않는 그물 속으로 쓸려가는 고기떼,고기떼 썩은 생선..
소에게 소야 너는 봄볕처럼 맑고 다정한 눈을 갖고 태어났단다 네가 가녀린 두 다리를 떨며 일어섰을 때 지구 위의 모든 게 바로 서는 것 같았다 소야 어린 소야 엄마의 온기어린 젖 대신 이름모를 타지의 우유를 먹고 자랐지 넌 가끔씩 멀리 떠가는 구름을 지켜보던 소야 거기에 네 엄마 얼굴이 있었나 너의 작은 등 어디에 주사 바늘을 꽂을 수 있을까 너의 눈망울 어디에 내가 죽음을 심을까 미안하다 나는 네 엄마이고 아빠이고 혹은 누이인 것을 먹으며 한 번도 너를 떠올리지 않았다 너의 등 위에도 5월의 나비가 앉았다 갔음을 너의 눈망울 가득히 삶이 어렸음을 너의 가슴에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 꽃 피었음을 나는 떠올리지 않았다 너를 사랑으로 키웠으나 너를 사랑하지 않는 세상에 보내려 했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도무지 ..
언젠가 그대를 만나면 장명진 억수 같은 비가 퍼붓고 바람이 우수수 이는 날이라도 좋겠다 언젠가 그대를 만나면 병든 로즈마리와 병아리눈물을 파스텔그린빛의 새 화분에 분갈이 해주고 그대를 향해 난 창가에 놓아두겠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대와 내가 살 작고 충분한 집을 짓겠다 여름 내 뭉게구름 한 조각 내려와 묵을 수 있을 정도의 집이면 좋겠고 평보다 품이 넓은 집이면 더 좋겠다 무엇보다 그대가 웃고 있으면 됐다 저녁이면 먼저 집에 들어 밥을 짓고 고달픈 어깨를 위로할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바르게 살기보다 아름답게 살고프다고 그대의 무릎에 기대 어린 고백하고 싶다 그대와 꼭 끌어안고 잠들 때도 커튼을 열고 숲과 하늘과 바람에게 우리네 온기를 자랑하겠다 사랑할만한 것을 사랑하는 건 죄가 아니라고 선언하..
해가 지기 전 작사/곡 멀고느린구름 너와 나 참 많은 길을 걸어왔지 이렇게 해가 지는 것도 모른 채 때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해 손 잡고 저 강물을 건너지 못했지 *너는 어디서 저 노을 속을 거닐까 나의 이름은 아직도 네게 흉터일까 해가 지기 전 우리 다시 만나길 너의 마음을 나에게 돌이킬 수 있도록 해가 지기 전 우리 다시 만나길 나의 마음이 너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기억해 서로가 운명이라 믿었던 그 많던 하루하루의 미소와 약속 먼 훗날 우리의 마음이 변한대도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며 살자던 **너는 어디서 저 노을 속을 거닐까 나의 이름은 아직도 네게 흉터일까 해가 지기 전 우리 다시 만나길 너의 마음을 나에게 돌이킬 수 있도록 해가 지기 전 우리 다시 만나길 나의 마음이 너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라비헴 작사/곡 멀고느린구름 많은 밤이 지고 또 져도 우린 서로를 이해 못했지 서로를 몇 번이나 안아도 우린 결국엔 두 사람인 걸 창이 없는 마음의 도시 라비헴 라비헴 *나를 이해해주길 바래 나의 병든 삶을 받아줘 아무리 외쳐봐도 돌아보는 이 없는 라비헴 사람은 사람을 믿으며 반쪽인 영혼을 채우려 해 수 많은 별들도 홀로는 빛을 낼 수 없는 것인데 문이 없는 마음의 도시 라비헴 라비헴 *나를 믿어주기를 바래 나의 이 진실을 받아줘 아무리 외쳐봐도 돌아보는 이 없는 라비헴 ="" style="left: 305px; width: 300px; top: 288px; height: 45px; ">
어느 가을의 바다여행 작사 / 곡 멀고느린구름 어느 가을에 널 만나 여행을 떠났는지 알 수가 없네 알 수가 없네 어느 가을에 우리는 사랑을 했었는지 알 수가 없네 알 수가 없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은 갈 곳이 없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은 돛을 내리네 어느 가을에 널 만나 바다에 섰었는지 알 수가 없네 알 수가 없네 어느 가을에 우리는 저 너머에 닿을까 알 수가 없네 알 수가 없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은 갈 곳이 없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은 돛을 내리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을 돛을 내리네 바람이 불어와도... 나의 마음은 떠나지 않네 나의 마음은 떠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