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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詩 - 루이제의 바다

멀고느린구름 2014. 1. 18. 21:19

루이제의 바다 



루이제, 하고 불러본다

이국의 이름이다

이국의 별과 이국의 강물이

아마도 나와는 상관없을 시절들이

그 속에 담겨 있겠다 


그러나 루이제, 하고 부르면

어째서 내 어린 날의 자맥질과

새하얗던 조약돌이 떠오를까

연서를 쓰고 있던 너의 눈동자와

봄꽃에 걸려 나부끼던 청춘의 깃발이 형형해질까


아름답던 시절들이 흘러가 이룬 바다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으면 좋겠다

모래톱 위에 발벗고 서서

루이제 루이제, 부르면

그저 못 이기는 척

돌아간 벗들이 솨아 웃으며 달려오는

루이제의 바다가 있었으면 좋겠다




2014. 1. 18. 멀고느린구름. 까페 '느림'에서 



* 유키 구라모토가 연주한 '루이제 강'을 좋아합니다. 어느 날 문득 그 음악을 들으며 우리의 아름답던 시절들이 흘러가 이룬 바다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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