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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詩 - 은하철도

멀고느린구름 2013. 9. 10. 06:12

은하철도


까만 밤이 오면
꿈으로 가는 기차표 한 장 들고
구름 위의 플랫폼서 기다리지 않을래
마음의 철길따라 999호는 오겠지
소년이거나 소녀이거나
한 번쯤 타 올라 창밖의 별들이
예쁘다고 예쁘다고
그러다 피가나고 아물기 전에 자라나겠지
꿈은 꿈일 수 밖에 없다고
어느 별에서도 사랑은 끝나리라고
성숙한 아이들은 저마다의 별에 머물겠지

은하철도는 오늘 밤도
텅 빈 객실만을 싣고
꿈의 정거장에 내리네

기다리지 않을래
믿어보지 않을래
잃어버린 기억 속
은하철도.







2001. 가을.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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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내가 아직 저 플랫폼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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