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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순간 또한 지나갈지라도
언젠가 이 순간 또한 지나가겠지
앞서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었다
가을도 다 가고 겨울이 오던 시점이었다
어리석게도 너의 고민을 귀담아 듣기보다
너의 얼굴을 마음에 담는 것을 더 중히 여겼다
사랑의 시작과 사랑의 끝을
동시에 보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니다, 그런 나이는 없었다
늙어버렸다고 말하는 것은
시간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일 뿐
영원한 건 없다고 비웃는 것은
단 한 번도 영원에 가까운 마음을
품어 본 일이 없다는 고백일 뿐
확정된 것만을 말하겠다고 확정하지 마라
오늘 밤 달의 모습조차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다만,
언젠가 이 순간 또한 지나갈지라도
너를 만나서 반가웠다
고마웠다
그리 인사를 남기며 달력을 넘기자.
2013. 9. 17.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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