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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겨울이 가는 중

멀고느린구름 2020. 1. 19. 06:17

겨울이 가는 중

 

한 번도 끝나리라 예감하지 않았던 것들은

어느 날 끝나버린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길 위에 서서 

서로 다른 정면을 바라본다

쓸쓸한 필체들을 서랍에 넣거나 불태우고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의 언어를 기다린다

눈보라가 지나간 마음 속에

아직 연한 빛이 살아 있었던가

새벽을 밝히는 오늘의 음악

말 없이 기억 없이

단지 지금을 흔들며

손을 잡네 일으키네

겨울 속에서 천천히 겨울이 가고 있다

 

 

2020. 1. 19.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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