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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인테리어, '코스타리카블루의 침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셀프인테리어 시간입니다. 한동안 이사갈 일이 없어서 셀프인테리어기를 올릴 일도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이번에 갑자기 마음에 가을 바람이 불어서 침실을 대대적으로 개조하게 되었기에 새롭게 글을 올립니다 : )


먼저, 인테리어 이전의 침실을 다시 한 번 보실까요?






저의 소녀적(소년적이라고 하고 싶지만;) 취향이 듬뿍 묻어 있는 침실입니다만, 이런저런 사정을 겪고 시간이 흐르다보니 점점 복잡하고 어수선한 공간이 되어가더군요. 그리고 올 가을에 제주도 섭지코지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보고 큰 감명을 받게 되어 침실을 심플하고 명상적인 공간으로 꾸미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여러 인테리어 잡지를 들여다보고 고심 끝에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해답은...



이 흰 벽에 그림 액자를 잔뜩 걸었다가...


떼어내는 바람에 이런 참혹한 폐허가...


구름 그림으로 땜질을 했으나 어딘가 어수선 ; _ ;



"해답은 페인팅이다!"


라고 외치며 저는 지옥의 페인트칠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역시 파랑 매니아답게 이번에도 메인 테마는 파랑이었는데 좀 더 단아하고 아름다운 색을 찾고 싶어 수 천가지 색상표를 뚫어져라 살피던 중 마음을 끄는 한 색을 찾아냈습니다. 그 이름도 아름다운 '코스타리카블루'였지요.






문고리 닷컴에서 구입한 코스타리카블루 페인트가 도착한 날. 커튼을 걷어내고 침대와 소품들을 치우고 바닥까지 뜯어낸 상태에서 페인트 칠을 시작했습니다. 걸레받이 등에 마스킹 테이프는 필수겠지요! 





후다닥!하고 페인트칠을 끝냈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벽면이! 라고 하면 좋겠지만 역시 2시간 가량의 사투 끝에 벽 한 면을 다 칠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감격도 잠시 그대로 지쳐서 잠이 들었지요. 그리고 꿈 속에서 저는 이런 계시를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멀구야, 멀구야... 벽 하나로 너는 진정 만족할 수 있느냐. 코스타리카블루의 빛은 온 벽을 휘감아야 진정 아름다울지니...'


그로부터 저는 남아 있는 나머지 흰 벽을 볼 때마다 모든 벽이 코스타리카블루 색인 침실을 상상하게 되었고, 일주일 뒤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결단이닷!



그리고 그 아름다운 완성



분연히 침대를 들어올리고 사방을 코스타리카블루로 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6시간 정도의 고독한 레이스 끝에 침실의 모든 벽면을  코스타리카블루의 빛으로 빛나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는데는 많은 말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침대커버가 와인색에서 네이비색으로 바뀐 것을 알아차린 독자분이 있으실라나요?



이로써 마음에 그리던 안도 다다오 풍의 명상적인 침실이 완성되었는데요... 사실 다 만들고 보니 "이건 옛날 운정하우스의 침실이잖아;" 라는 결론이... ㅎㅎㅎ. 하지만 같은 푸른 침실이라도 푸른 빛의 퀼리티가 천지 차이랍니다. 


자, 그럼 이번 '코스타리카블루의 침실'편은 이것으로 마무리! 라고 할 줄 알았다면 오산입니다. 벽을 다 칠하고 나니 어쩐지 침실 방문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 지 며칠... 그리고 문득 떠오른 욕실에 남아 있던 노랑이 페인트! 저는 다시 한 번 고독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자, 이제 노란문까지 모두 완성했습니다. 사실 문고리도 살짝 바꿨는데요, 이건 나중에 별도의 글을 통해서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완성체 '코스타리카블루의 침실'을 보여드리며 이번 셀프인테리어 특별 편성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 11. 5.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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