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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세이

비오는 날의 소나기 (2005. 6. 27.)

멀고느린구름 2014. 6. 24. 20:40

비오는 날의 소나기 



kbs에서 방영했던 TV문학관 '소나기' 를 봤다 
약간 변형된 얘기였는데, 그래도 좋았다 
원작의 은은한 감동 보다는 덜했지만 
소녀가 죽은 이후의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았다 
눈이 내리는 개울가에 앉아 말 없이 
소녀에게 미처 못 건넨 조약돌을 만지작 거리며 
여린 웃음을 짓는 소년... 
나는 또 살풋 울어버리고 말았다

모든 이의 가슴 속의 어느 시절에는 반드시
한 무리의 구름이 모여 소나기를 나리고 있으리라
그리고 누군가 그 비에 젖은 마음으로 
우리네 삶의 옷자락 어드메에 지지 않는 물을 들여 놓았으리라
지지 않는 물을 억지로 지우려다 보면 옷이 해지는 법이다
흙이 빗물을 머금듯 눈이 거리에 스미듯
아.. 모든 사랑이여 잊히지 않고 
작은 미소가 되거라.. 


2005. 6. 27.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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