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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세이

오, 음악 (2006. 9. 18.)

멀고느린구름 2014. 7. 3. 16:23


나의 기타 '올드 댄' 과의 즐거운 한 때...



오, 음악



종종 문학보다 음악이 더 좋다.


나는 온종일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이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노래를 부르거나 곡을 만들고 있을 때는 머릿속의 상념들이 깨끗이 지워져서 좋다. 마음을 글로 옮기는 일에는 머리를 굴리는 일도 어느 정도 필요해서 온전한 두뇌 휴식이 안 되는데, 음악에는 이성이 거의 필요 없다. 마음과 소리가 곧바로 이어진다는 느낌. 그 깔끔함과 몰입감이 좋다. 내가 만든 노래밖에는 연주할 줄 모르는 나이지만 적어도 내 곡을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때는 나도 꽤 그럴듯한 기타리스트가 된 것 같아 으쓱해진다. 


내가 데리고 있는 빨간 일렉기타는 '댄 일렉트로'라는 상품명이 붙은 어르신이다. 일렉을 지르라는 지름신의 계시를 2년 전에 받고서 인터넷의 망망대해를 헤매이다 어느 중고 사이트에서 20만원에 구입했다. 원가는 75만원이라는데 진실은 지름신만이 알까?


저 사진을 찍을 때의 나는 크롬 1집 시절의 신해철의 머리 모양과 비슷했는데 머리를 살짝 묶어 본 것이다. 저 시절은 정말 우울했는데 표정에서 그 우울함이 뚝뚝 떨어져 붉은 강이 되어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면 누가 좀 속아주려나. 기타 이야기나 음악 이야기를 하는데 왜 굳이 사진을 올렸을까 하고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건 아마도 누구누구의 턱선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서 였는지도 모른다고 누가 그러더라고 전해주고 싶다. 

 

2006. 9. 18. 멀고느린구름 

 

추신: 저 넥타이는 고등학교 교복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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