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강변역에서
정호승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산에서
저녁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운문 > 읊조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 파리가 사람에게 (1) | 2011.07.13 |
---|---|
유재영 - 와온의 저녁 (0) | 2011.07.13 |
詩 - 우리가 지금 멀리 있을지라도 (1) | 2011.06.12 |
詩 - 그해 겨울 (1) | 2011.05.29 |
詩 - 오전에 내리는 가랑비 (1) | 2011.03.12 |
Comments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