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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3. 음악부문 

 

안녕하세요. 한다고 해놓고 안 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유명한 멀고느린구름입니다. 오늘은 제가 지병인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후다닥 시상식을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진행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 안 하면 어쩌실 겁니까?

 

흠흠... 그럼 곧바로 시상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음악 싱글 부문 후보를 만나 보시죠.

 

 

음악 싱글 부문 후보

(앨범 발매일 기준이 아니라 글쓴이가 앨범을 들은 시기를 기준으로 후보 선정)

 

* 러브홀릭 - One love

* 자우림 - 샤이닝

* N.EX.T - The last love song

* 펄스데이 - 차마

* 캐비넷싱얼롱즈 - 그해 봄 터미널 벤치

* 네스티요나 - cause you're my mom

 

음악 싱글 부문은 그야말로 피 튀기는(진짜 피가 튀겼는지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를 요청해서 확인 바람) 후보 경쟁의 양상을 보였습니다. 패닉의 '눈녹듯'도 후보에 올랐으나 기억을 더듬어 가본 결과 최초로 곡을 들은 시기가 2005년이었기에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자, 그럼 위 6곡 중 누가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을 수상하게 될까요!?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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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장편 부문 후보에 올랐던 드라마 [봄의 왈츠]의 주제곡, 러브홀릭 'one love'


 

 

네, 축하합니다.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음악 싱글 부문은 러브홀릭의 'one love' 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러브홀릭의 one love는 드라마 봄의 왈츠의 주제곡으로 삽입되어 멀고느린구름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one love는 러브홀릭에서 베이스를 담당하는 이재학이 지은 곡으로, 어느 날 아일랜드의 음악을 듣고 감명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음악사에서 흔하지 않은 서정적인 곡으로, 신디사이저의 지속음을 바탕으로 조금씩 고조되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지선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명곡이라는 것이 멀고느린구름군의 평가입니다.

 

자우림의 샤이닝 또한 자우림의 전통적 주제인 소통의 문제를 차분하게 짚어 본 수작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현재 자우림의 창작 능력이 정점에서 다소 하강하는 시기는 아닌가하는 의문이 함께 들기도 합니다.

 

네스티요나의 'cause you're my mom' 역시 아쉽습니다. 현재 제가 가장 주목하는 밴드이기도 한 네스티요나지만 하필이면 영어로 가사를 썼다는 게 감점 요인이 되었습니다. 왜냐면 전 영어를 잘 못하거든요- -;

 

캐비넷 싱얼롱즈와 펄스데이의 두 곡도 비주류 인디의 번뜩이는 창작력을 보여준 멋진 곡이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노래를 만들어 들을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넥스트의 'The last love song'은 신해철의 멜로디 창작력이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준 곡이었습니다. 넥스트 단독 콘서트에서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는 "우와 그래, 이런 노래를 기다렸어!" 라고 외칠 정도였습니다. 90년대의 음악 풍토였다면 각종 음악 차트에서 1위까지 올라갔을 법한 곡이지만 현재의 시장은 소몰이 소년이 아니면 통하지 않으니...  

 

머리가 아프니 급! 넘어가겠습니다. 자, 그럼 앨범 부문의 시상으로! 고고! 고고! 후보들을 만나 봅시다~

 

 

음악 앨범 부문 후보

 

* 러브홀릭 - nice dream

* 네스티요나 - BYE BYE MY SWEET HONEY

* N.EX.T - ReGame

 

아쉽게도 자금 사정상 2006년에는 많은 수의 앨범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앨범에 대한 평가는 수록곡 전체에 대한 평가를 종합해서 내려야 합니다. 따라서 음반을 직접 사서 들어보지도 않고 매체에 소개되는 것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 직접 구입한 음반 중 3 개를 후보로 추려보았습니다. 자우림 6집의 경우 끝까지 고심했으나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6집에서 저 개인에게는 '샤이닝' , 'you&me', '죽은 자들의 무도회' 를 제외한 나머지 12 곡은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자, 그럼 수상작을 발표하겠습니다.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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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홀릭 3집 - nice dream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음악 앨범 부문 수상작은!

이런, 편애해서 죄송합니다.

러브홀릭의 <nice dream>이 음악 앨범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짝짝짝짝!!!!

 

러브홀릭은 'loveholic'이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래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앨범을 발매해오고 있습니다. 판매량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러브홀릭 2집은 분명 1집으로부터의 성장을 확연히 보여주는 수작이었습니다. 이번 러브홀릭 3집은 그러한 2집의 성장으로부터 한 발 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보컬인 지선의 창작 참여도가 늘었고, 작곡 능력 또한 한 결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보컬 빛깔을 잡아냄으로써 러브홀릭 3집 앨범 자체를 그 빛으로 훌륭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이재학과 강현민의 창작력도 3집에서 유난히 빛나고 있습니다. 앨범 전체 곡이 어느 하나 쉬이 버릴 것이 없는 균일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2집의 대중적 침체를 대중적 친화력이나 쇼맨십이 아니라 음악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멋진 명반입니다. 그들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짝짝짝!!!!!!!!!!

 

네스티요나의 EP음반은 대한민국 음악계에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였음을 알리는 수작이었고, 넥스트의 5.5집은 신해철의 사운드 메이커로서의 탁월한 능력과 대한민국 국대급 밴드 라인업이 어우러진 제대로 만든 음반이었습니다. 두 팀의 다음 음반이 무척 기대됩니다. (네스티요나의 1집 음반은 지난 달에 발매되어 구입했습니다. 굿! )

 

자, 오늘 지병인 편두통이 있음에도 열심히 글을 썼습니다. 필자에게 박수를~ 짝짝짝!!! 지금까지의 맥락대로라면 내일 만화부문의 시상식을 개최해야 하겠지만... 제가 멀리 여행(?) 떠나는 관계로.. 여행에서 돌아오는 일요일이나 월요일 즈음에 마지막 만화 부문 시상식을 열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즐겁게 봄을 보내시길~

 

 

추신: 수상하신 분에게는 부상으로 '일요일 파인애플기린 카페' 1개월 배경음악 독점권을 드립니다. 싱글과 앨범 부문 모두 러브홀릭이 석권을 했으니 오늘부터 1개월간 러브홀릭의 'one love'와 3집 수록곡 중 '인어, 세상을 걷다'를 줄기차게 배경음악으로 걸도록 하겠습니당 : )



4. 만화 부문


안녕하세요. 여행 때문에 미뤄졌던 만화부문의 시상식을 오늘에야 거행하게 되었군요. 그동안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더욱 좋은 프로그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는 마지막에 해야할 대사군요.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다보니 말이 될 수 없을 가능성이 큰 언어들이 마구 튀어나오네요. 서둘러 시상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만화 단편 부문의 후보작들부터 만나보시죠.

 

만화 단편 부문

(단편은 일반적인 의미의 단편과 함께 단행본 1권으로 마무리된 작품도 포함합니다. 단편부문은 후보가 워낙 적어 첫 번째 시상식임을 감안하여 2000년 이후 읽은 작품을 모두 후보 선발 대상에 포함하였습니다. )

 

* 박은아 - 망자가 지나는 길

* 이시영 - 화성인 지구 정복

* 서문다미 - 껍질의 각인

* 박희정 - 만화가네 강아지

* 박무직 - LTU

* 변병준 - 프린세스 안나

 

이상 여섯 작품이 만화 단편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2006년에 접한 작품은 박은아의 '망자가 지나는 길'이 유일하군요. 그 외의 작품들은 사실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제가 읽은 만화 단편의 베스트만 추린 것이라고 보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과연 이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누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 것인가!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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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단편집 <새빨간 거짓말> 중, '화성인 지구 정복'


 

네, 선정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만화 단편 부문에는 이시영의 '화성인 지구 정복'이 선정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짝짝짝!!!

 

이시영의 '화성인 지구 정복'은 리턴맨(죽은 뒤 어느 날 갑자기 살아 돌아온 사람)이라는 설정을 통해 사랑과 사랑이 대상간에는 정말 필연적인 관계가 있는 것인가, 둘도 없는 인연이라는 낭만은 인간의 이기심과 소유욕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저에게 해석되고 있는 의미심장한 작품입니다. 거기에 이시영 특유의 심리적 그림체( 사람의 표정이나 심리에 집중하게 만드는 그림체)가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박은아의 '망자가 지나는 길'은 서정적인 이야기와 그림체가 돋보였고, 서문다미의 '껍질의 각인'은 충격적인 반전이 멋졌습니다. 박희정의 '만화가네 강아지'는 따스함으로 겨울의 추위를 잊게 해주었고, 박무직의 LTU는 아름다운 사랑을 다시 한 번 꿈 꾸게 해주는 힘이 있었습니다. 끝으로 배수아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변병준의 <프린세스 안나>는 현실적이다 못해 처절하기까지한 변병준의 그림체와 삶의 낡고 더러움을 가감없이 묘사한 배수아의 이야기가 훌륭한 조합을 이룬 수작이었습니다. 다만, '만화'라고 하기보다는  '그림으로 표현된 소설' 이란 느낌이 더욱 강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시영씨께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부상으로는 새롭게 재판되어 나온 플라잉 플라워 시리즈 1, 2권 구입 약정서를 드리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짝짝짝짝!!!!

 

 

 자, 다음은 장편 부문의 시상이 있겠습니다. 후보들을 보시죠!

 


만화 장편 부문

(연재 중인 작품의 경우 해당 해에 출간된 연재 분이 있는 경우 후보에 포함합니다. ) 

 

* 한승원 - 프린세스

* 톰톰 - 캠퍼스

* 연은미 + 조은하 - 나는 사슴이다

* 이시영 - 한 눈에 반하다

* 양경일 + 윤인완 - 신암행어사

* 야자와 아이 - 나나

* 니노미야 토모코 -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 장편 부문은 제 1회 파인애플기린예술상 모든 분야 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결국 본선에 오른 후보작만 7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수상작을 고르기가 어려웠습니다. 모두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고 저마다의 개성이 풍부하기에 이 중 무엇이 최고다 라고 쉽게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의 초기 취지에 맞게 가급적 공동 수상은 피했습니다. 또한 되도록 국내 작품이 상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지만... 본 상은 깐느나 베를린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상이기에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려 애썼습니다. 자, 그럼 발표하겠습니다.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만화 장편 부문. 수상작은!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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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미야 토모코 <노다메 칸타빌레>



나노미야 토모코상의 <노다메 칸타빌레> 입니다. 축하합니다 짝짝짝!!! <노다메 칸타빌레>는 현재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의 인기 또한 일본 현지 못지 않습니다. 천재 피아니스트이지만 변태에다 괴짜인 노다 메구미와 역시 천재인 (피아노, 바이올린, 지휘, 요리♡ 등 다재다능) 치아키 신이치 사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코믹하고 흥미진진하며 사랑스럽게 다룬 뛰어난 작품입니다. 나노미야의 그림체 또한 일품입니다. 담백하면서도 인물의 다양한 심리를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앞으로 '슬램덩크', '드래곤볼', '나의 지구를 지켜줘', '그 남자 그 여자' 등과 같은 고전의 반열에 오를 작품임이 분명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가 됩니다.

 

나노미야 토모코상에게는 부상으로 <노다메 칸타빌레> 정기구독 서약권을 직접 받아가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아쉽게 탈락했지만 한승원의 <프린세스> 또한 우리 만화사에 길이 남을 역작입니다. 10년째 연재되고 있는 3대에 걸친 긴 호흡의 이야기와 국가간의 정치적 다툼, 인간 관계 속의 미세한 마음의 갈등이 잘 어우러진 빼어난 수작입니다.

 

톰톰은 2006년에 데뷔한 신인으로 그의 데뷔작 <캠퍼스>는 데뷔작답지 않은 훌륭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작가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개성적인 그림체와 여대를 배경으로 한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은 한국판 아즈마 키요히코(아즈망가의 작가)의 출현이다! 라고 소리칠 정도였습니다.

 

연은미 + 조은하의 <나는 사슴이다>는 비록 소박한 그림체이지만 우리네 청춘의 장면 장면들을 현실감 있게 잘 잡아내고 있는 이야기가 매력 포인트인 수작입니다. 


이시영이 뛰어난 전작 <지구에서 영업중> 이후 연재를 시작한 <한 눈에 반하다>는 제 2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의 수상을 노려볼만한 잠재력을 갖춘 작품입니다.

 

양경일 + 윤인완의 <신암행어사>는 그 이야기의 깊이를 점점 더해가며 마지막 결말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사에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작임에 틀림없습니다.

 

일본 순정만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야자와 아이님의 <나나>는 새로운 갈등의 국면에 들어서면서 조금 늘어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이것으로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의 시상식을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즐겁게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내년에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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