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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텅 비어버린 상태가 며칠째 지속되고 있다. 무언가 답답하고 쓸쓸하기도 하며 화가 나기도 한다. 이른 바 '가을병'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남자라고 가을만 되면 유난하게 떨어지는 낙엽을 타고 이러저리 휘휘거리는 나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음을 정리하고자 앞으로 뭐하고 살까를 걱정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커피를 참 맛없게 내린 것에 대해 실망스런 마음부터 가득하니 뭘 써야할지 막막. 공모전에 내보려고 야심차게 유머 소설도 시작했는데 도무지 마음으로부터 유머가 샘솟지 않는다. 4년 전에 우주로 보내는 나만의 소망 명세서를 썼다. 내역은 아래와 같다.
실망스럽지만... 30개 항목 중에 제대로 실천한 것은 단 한 가지다. 하지만 그 한 가지는 가장 실천 가능성이 적었던 한 가지다. 바로 여성 신학자인 현경님을 만나는 것이다. 작년 겨울 나는 우연한 계기로 그녀와 만났다. (포옹은 하지 못했지만 악수는 했다!) 그러고 보면 내 노력이 크게 필요없는 일은 이루어졌고 내가 노력해야 하는 일은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반성. 30개 항목 중 조금 생각이 구체화된 것도 있고 일의 선후가 조정된 것도 있어 이 참에 소망 명세서를 다시 써서 보낸다. 이건 앞으로 40대가 되기까지 이루어낼 것들로 한정한다. 번호는 차례나 선호도가 아니다. 위대한 신비, 와칸탕카께서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주시길 기원하나이다.
1. 매일 하루 10분 이상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2. 이틀에 책 한 권 읽기를 실천한다.(내가 구입해놓은 책을 모두 3년 내 모두 읽는다.)
3. 고기(육고기, 물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제외한 한식, 중식, 양식 요리를 익힌다.
4. 피아노를 배우고 라흐마니노프의 곡 중 한 곡 이상을 마스터한다.
5. 기타로 100곡 이상의 음악 연주를 마스터한다.
6. 홍대 클럽 빵에서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활동한다.
7. 1.5년에 한 편씩 장편을 쓴다.
8. 하루에 무조건 최소 2시간 글쓰기 시간을 갖는다. (TV 시청은 하루 한 프로그램을 넘지 않는다.)
9. 모든 것에 우선하여 수요집회에 참석한다.
10. 영어 원서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독해력을 키운다.(일일 1시간 이상 공부)
11. 프랑스어 원서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불어 독해력을 키운다.(격일 1시간 이상 공부)
12. 하루 30분 이상 무예(검도, 쿵푸)를 연마하며, 몸(MOM)에 대한 단련을 지속한다.
13. 유연한 채식주의와 빈그릇 운동을 다시 실천한다.
14. 주요 반전운동, 생태운동, 여성운동은 반드시 현장에서 함께 한다. (노동운동은 사안에 따라 고려)
15. 50평 이상의 주말 텃밭을 꾸준히 가꾸고, 집에서 화초를 무사히(?) 기른다.
16. 다음의 해외 지역을 반드시 여행한다.(2년에 한 번 꼴)
* 쿠바 - 리버풀 - 체로키 - 티벳 - 사하라 - 프로방스
17. 후원하는 단체 및 개인을 현행 2곳에서 4곳으로 늘린다.
* 문화산업 분야(인디음악 등)에 대한 후원 반드시 포함.
18. 유망한 사회적 기업 등에 투자하는 재테크를 통해 올바르게 자산을 증가시킨다.
(2012년까지 학자금 대출 상환 완료 병행.)
19. 어떤 물품이든 브랜드 이름 가치에만 치중한 사치스런 명품은 사지 않되, 생활의 품위와 스타일을 유지한다.
20. 가슴 뛰게 하고, 나를 고양시키며, 삶의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와 연애하고 배우자로 맞이 한다.
이상, 20개 조항은 2022년까지 실천함을 목표로 하며, 2022년까지 이루지 못할 시 차후 10년으로 이월하여 실천한다. 단, 중대한 심경의 변화가 있을 시 폐기 또는 변경하여도 좋으나 1, 8, 9, 12, 13, 14, 19, 20항은 반드시 실천한다.
위와 같은 내용을 위대한 신비와 하느님과 부처님, 알라 그리고 그와 이름을 달리하는 모든 세상의 영적인 힘을 향해 맹세합니다. 아호.
2011. 9. 26. 멀고느린구름.
1. 나는 지구 평화에 일조한다.
2. 나는 되살아난 새만금 갯벌 위를 걷는다.3. 나는 음악클럽에서 노래를 한다.
4. 나는 프랑스어 원서를 읽는다.
5. 나는 피아노로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한다.
6. 나는 기타로 로망스를 연주한다.
7. 나는 소설가다.
8. 나는 영어회화를 잘한다.
9. 나는 달라이라마와 만나 담소를 나눈다.
10. 나는 현경님과 포옹한다.
11. 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수요집회에 동참한다.
12. 나는 평화적인 반전운동에 동참한다.
13. 나는 남성들을 위한 여성주의 책을 쓴다.
14. 나는 매일 명상을 한다.
15. 나는 검도의 달인이다.
16. 나는 티벳의 사원을 거닌다.
17. 나는 쿠바의 거리를 거닌다.
18. 나는 헤르만헤세의 생가를 방문한다.
19. 나는 불우한 어린이 가장을 후원한다.
20. 나는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시민기자로 활동한다.
21. 나는 나를 가슴 뛰게하고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이와 멋진 연애를 한다.
22. 나는 어설픈 채식주의자다
23. 나는 친여성주의자다
24. 나는 농부다.
25. 나는 도시에 나만의 친자연 친평화 친예술 카페를 만든다.
26. 나는 한대수의 콘서트에 간다.
27. 나는 청산도에 간다.
28. 나는 거북섬원주민 대학에 입학한다.
29. 나는 무료로 사람들의 몸(MOM)을 치료해준다.
30. 나는 영화에 출연한다.
실망스럽지만... 30개 항목 중에 제대로 실천한 것은 단 한 가지다. 하지만 그 한 가지는 가장 실천 가능성이 적었던 한 가지다. 바로 여성 신학자인 현경님을 만나는 것이다. 작년 겨울 나는 우연한 계기로 그녀와 만났다. (포옹은 하지 못했지만 악수는 했다!) 그러고 보면 내 노력이 크게 필요없는 일은 이루어졌고 내가 노력해야 하는 일은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반성. 30개 항목 중 조금 생각이 구체화된 것도 있고 일의 선후가 조정된 것도 있어 이 참에 소망 명세서를 다시 써서 보낸다. 이건 앞으로 40대가 되기까지 이루어낼 것들로 한정한다. 번호는 차례나 선호도가 아니다. 위대한 신비, 와칸탕카께서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주시길 기원하나이다.
1. 매일 하루 10분 이상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2. 이틀에 책 한 권 읽기를 실천한다.(내가 구입해놓은 책을 모두 3년 내 모두 읽는다.)
3. 고기(육고기, 물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제외한 한식, 중식, 양식 요리를 익힌다.
4. 피아노를 배우고 라흐마니노프의 곡 중 한 곡 이상을 마스터한다.
5. 기타로 100곡 이상의 음악 연주를 마스터한다.
6. 홍대 클럽 빵에서 뮤지션으로 데뷔하고 활동한다.
7. 1.5년에 한 편씩 장편을 쓴다.
8. 하루에 무조건 최소 2시간 글쓰기 시간을 갖는다. (TV 시청은 하루 한 프로그램을 넘지 않는다.)
9. 모든 것에 우선하여 수요집회에 참석한다.
10. 영어 원서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독해력을 키운다.(일일 1시간 이상 공부)
11. 프랑스어 원서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불어 독해력을 키운다.(격일 1시간 이상 공부)
12. 하루 30분 이상 무예(검도, 쿵푸)를 연마하며, 몸(MOM)에 대한 단련을 지속한다.
13. 유연한 채식주의와 빈그릇 운동을 다시 실천한다.
14. 주요 반전운동, 생태운동, 여성운동은 반드시 현장에서 함께 한다. (노동운동은 사안에 따라 고려)
15. 50평 이상의 주말 텃밭을 꾸준히 가꾸고, 집에서 화초를 무사히(?) 기른다.
16. 다음의 해외 지역을 반드시 여행한다.(2년에 한 번 꼴)
* 쿠바 - 리버풀 - 체로키 - 티벳 - 사하라 - 프로방스
17. 후원하는 단체 및 개인을 현행 2곳에서 4곳으로 늘린다.
* 문화산업 분야(인디음악 등)에 대한 후원 반드시 포함.
18. 유망한 사회적 기업 등에 투자하는 재테크를 통해 올바르게 자산을 증가시킨다.
(2012년까지 학자금 대출 상환 완료 병행.)
19. 어떤 물품이든 브랜드 이름 가치에만 치중한 사치스런 명품은 사지 않되, 생활의 품위와 스타일을 유지한다.
20. 가슴 뛰게 하고, 나를 고양시키며, 삶의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와 연애하고 배우자로 맞이 한다.
이상, 20개 조항은 2022년까지 실천함을 목표로 하며, 2022년까지 이루지 못할 시 차후 10년으로 이월하여 실천한다. 단, 중대한 심경의 변화가 있을 시 폐기 또는 변경하여도 좋으나 1, 8, 9, 12, 13, 14, 19, 20항은 반드시 실천한다.
위와 같은 내용을 위대한 신비와 하느님과 부처님, 알라 그리고 그와 이름을 달리하는 모든 세상의 영적인 힘을 향해 맹세합니다. 아호.
2011. 9. 26.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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