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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다리고 고 기다리던 셀프 인테리어 시공기가 드디어 시작됩니다 :  )
그동안 피와 땀으로 뒤범벅 되었던 눈물의 공사 기간이 끝나고
바로 오늘!  첫번 째 완성작인 '푸른 침실' 을 공개합니다~



바닷물 속에서 잠을 잔다는 컨셉으로 제작된 침실입니다. 고흐의 침실에서도 영감을 받았어요.
조명도 기존 형광등을 철거하고 어여쁜 아이로 새로 달았답니다 :  ) 


그럼 지금부터 이 방이 탄생된 과정을 함께 알아볼까요?


1. 페인트 칠하기 


충격의 사진 대공개. 성형 전 침실의 모습입니다. 거의 창고로 활용되고 있었지요. 뭔가 용도를 알 수 없는 잡것(?)들이 잔뜩. 그리고 저기 저 냉장고에서 흘러나온 괴이한 즙이(흡사 방사능 오염물질 같은...) 방바닥을 시커멓게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청소만 2시간 걸렸지요... 여러분 전세집이라고 막 쓰지 말고 다음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씁시다 ; _ ; 



어쨌든 전 세입자가 이사를 가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방 크기는 2 X 3 정도의 아주 조그만 방입니다.
보통이라면 전 세입자처럼 창고 용도로 밖에 답이 안 나오는 크기지요. 하지만 저처럼 좁은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늑한 침실로 딱이었답니다. 저 방을 보자마자 아, 여기는 침실이야! 라고 느낌이 왔거든요.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페인트 용구를 구입했습니다.
 

수성 페인트 한 말(13평 도배분량)
롤러, 붓, 끌개, 페인트 트레이
페인트 혼합용 통  
 

이랍니다.  이 모든 것을 단돈 7만원에 구입했습니다. 
문고리 닷컴 등 인터넷 DIY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배송을 기다릴 여유가 없어서
인근 페인트 가게에서 구입했어요. 싸게 구입하려고 서울까지 가서 이곳저곳 돌아다녀봤는데
결국 집 근처에 가게가 제일 싸더라고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진리를 역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터넷과 집 근처 가게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으니 각자 처한 여건에 따라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 페인트에는 '수성'과 '유성'이 있습니다.

* 유성 페인트 : 수성보다 접착성이 강해서 색을 칠하기 어려운 곳에도 선명하고 쉽게 색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냄새가 심하고 유독성이 있어요. 전문적으로 공사를 하고 공사 후 3주 이상 환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 수성 페인트 : 유성보다 접착성이 약해서 목재 등에는 여러번 덧칠을 해야 색이 제대로 납니다. 노동력이 배가 되지만 독성이 없고, 냄새가 거의 없어서 셀프 인테리어 시에 제격이라고 생각해요. 냄새가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1주일 정도는 꾸준히 환기를 해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수성 페인트로 목재를 채색할 때는 '젯소'라고 하는 보조제를 먼저 칠한 후에 하시는 것이 훨씬 힘이 덜 든답니다. 목재 칠하는 것은 다음 기회에 다시^^



그럼, 페인트칠을 시작해볼까요! 우선, 벽에 있는 이물질들을 제거합시다. 
 


저도 페인트칠을 처음 해보는 거라 트레이 사용법을 한참 고민했는데^^; 간단합니다. 페인트 통을 들어서 충분히 흔들어주고(접착액과 물감이 잘 섞이도록) 페인트를 저 트레이에 사용할 양만큼 부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음... 이게 말은 쉬운데요. 일단 저 한 말짜리 페인트 통을 번쩍 들어서 흔들어주기 위해서는 2분간 팔굽혀 펴기를 최소 100회 정도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직 거기에 힘이 못 미치시는 분은 먼저 헬스클럽 한 달 이용권을 끊으시고요. 꾸준히 트레이닝을 하신 후에 페인트 통을 들어보시고 흔드는 게 가능하시다면, 아 내가 페인트 칠을 시작할 몸의 준비가 끝났구나 하시면 됩니다. 

... 이 걸 농담으로 받아들이시면 안 되고요. 페인트 칠이란 게 예상 외로 사람잡는 중노동이기 때문에 가능하시면 자본의 힘을 빌리시고, 정 내 힘으로 해보겠다 하시면 위의 말씀드린 대로 충분히 몸을 단련하신 후에... 

 


옛날 서민 주택은 이렇게 장판을 벽까지 올려서 걸레받이로 활용했는데요. 이 부분까지 페인트 칠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칠을 시작하기 전에 칼로 장판의 이 부분을 깨끗하게 잘라주시는 게 좋습니다. 


페인트 칠은 롤러질 95% 와 붓질 5%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롤러에 페인트 액을 골고루 묻혀서서 1차로 대강대강 벽에 흰색 낙서를 한다는 기분으로 벽 전체를 칠해주고, 2차 작업에서 아 조금 페인트 칠한 것 같다는 느낌으로 덧칠을 하고, 3차 작업에서 꼼꼼하게 덜 칠해진 부분을 채워주는 순서로 하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칠하려고 하시면 색이 잘 칠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기껏 칠해놓은 부분이 벗겨지기도 하니, 시간과 여유를 두고 1차로 칠한 것이 어느 정도 말랐을 때, 2차 페인팅을 시작하고 역시 마찬가지로 마를 시간을 두고 3차 작업을 하면 가장 시간을 절약하고 힘을 덜 들이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저는 멋모르고 1차부터 죽기 살기로 꼼꼼하게 칠했거든요^^;
덕분에 이 방 하나 칠하는 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땀이 페인트 통 4통은 족히 나왔을 거여요. 
보시다시피 페인팅을 하다보면 바닥이 엉망이 되는데요. 저는 바닥재를 어차피 새로 깔 거라서 그냥 했지만 일반 가정에서 페인팅만 하시는 거라면 바닥을 비닐 등으로 덮어주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수성 페인트라 금방 묻은 것은 물걸레로 지워지지만,  역시 오래되면 굳어서 지우기 힘들어요. 

천정은 어떻게 칠하는지 궁금하시죠? 자, 우선 요가 학원에 등록하시고요. 허리의 유연성을 한 달간 꾸준히 키우신 다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디스크 환자, 임산부, 노약자는 작업을 피하시고요. 얼굴에 페인트를 덮어쓸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피부에 민감하신 분께는 복면을 추천합니다. 

천정 칠하기도 기본적으로는 벽 칠하기와 동일하게 1, 2, 3차로 나눠서 하시면 되고요. 방법은 롤러에다 긴봉을 끼워서 천정까지 닿게 만든 다음 능력껏(웃음) 칠하시면 됩니다. 각오 단단히 하시고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허리 통증과 안면 손상에 대해서 본 블로그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저는 수성 페인트를 먹기도 했는데요. 음... 비추입니다. 드시시 마세요. 모쪼록.  


2. 바닥재 깔기

 


페인팅을 마치고 바닥재를 대충 깔아봤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그냥 어떤 느낌인지 대충 판만 대본 거에요. 소재는 데코타일을 사용했습니다. 

※ 바닥재는 크게 장판, 데코타일, 목재, 타일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요즘 대세는 데코타일인데요. 장판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급스런 느낌을 낼 수 있어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 데코타일 : 목재 일부와 강화 플라스틱  결합한 제품인데요. 목재 바닥의 느낌을 완벽하게 내면서도 목재보다 가볍고 시공이 간편합니다. 가격대는 평당 23000원 ~ 40000원대인데요. 가격에 따라 두께와 목재의 함유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인터넷보다는 인테리어샵에서 직접 보고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인은 30~40종이나 있는데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재 색감 차이가 있으니 역시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게 좋아요. 가격은 서울지역의 경우 역시 동대문 방산시장이 저렴해요. 하지만 지방이라면 큰 차이가 없으니 집에사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주문하시거나, 근처에서 실물을 보고 인터넷에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는 게 좋겠지요. 




모든 작업을 마치고 임시 이사대책본부로 활용되고 있던 침실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푸른 침실'이라더니 이건 '하얀 침실'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시는 독자분이 있을 줄을 압니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진작 연락을 주시지 않으신 겁니까?!(적반하장)
저도 다 마쳐 놓고 나서야...
"아, 이 방은 파란색으로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라는 깨달음을 얻고 만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OTL
그래서 위에서 소개한 모든 과정을 다시 거쳤습니다;
바닥을 뜯어내고...
페인트를 처음부터 다시 칠했지요. 아... 인생무상...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 _ ;  색이 예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만, 페인트가 똑 떨어져서 천정을 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천정만 하얀 것도 뭔가 나름 운치가 있다고... 자기 합리화가 되었기 때문에 패스. 절대 허리가 아프다거나, 저걸 다시 칠하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에 안 칠한 게 아닙니다. 하얀 천정이 미적으로 우수했던 까닭이지요. 네, 그렇지요. 아마도. 아마도. 네. 네. 


부엌도 함께 작업했지요. 부엌 성형기는 다다음 편에서^^



먼저 공개했던 이사 첫날 아이들의 대피소로 활용되고 있는 침실의 모습입니다. 
다음 편은 '조명 교체' 입니다. 오늘은 이만~  


3. 조명 교체(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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