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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詩 - 까페 스타벅스

멀고느린구름 2011. 10. 25. 17:46
까페 스타벅스


종로 거리를 쏘다니다 지쳐서
까페 스타벅스에 들 때면
워렌버핏과 제비 다방
그리고 죽어버린 루이 암스트롱에 대해
생각한다
그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달을 떠올릴 때면 닐이 아닌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를
그의 목소리가 달의 바다 어디쯤인가를
부유하고 있으리라 상상한다
재즈가 흐르는 별의 저편에서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차들이 교차하고
그처럼 청춘의 말들은 서로 어긋나기만 했다
자본의 심장 위에 앉아
유통기한이 끝나버린 붉은 혁명과
에르네스트 체 게바라의 눈동자를,
커피에 담긴 적도의 신산한 삶을 자조한다
문학이 죽기를 바라지 않는 자들만이
문학의 죽음을 외친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재즈가 흐른다
순간은 순간으로 끝이 날 것이다
크레이터와 루나 마레를 나누면
그것은 더 이상 달이 아니듯
누구도 너와 나를 나누지 마라
바람이 부는 데로 편지를 써라
종이 울리고
겨울을 입은 객들이 들어온다
하나의 음악이 또 하나의 음악으로 건너간다
책장을 넘긴다
모두의 인생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2011. 10. 22. 종각 스타벅스에서.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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