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체벌에 대한 단상

새벽에 일어나 체벌 금지와 관련된 기사가 있어서 읽어보고는 체벌 금지에 반대하는 이들의 생각을 훑어보려고 검색을 했다. 근데 이건 뭐 누가 최초에 썼는지도 알 수 없는 한 가지 논리의 글을 얼굴만 다른 사람들이 계속 인용하며 반복하고 있다.

체벌금지론자들의 논리는 간명하다. 조선시대에는 초달문화가 있었다.이른바 아버지가 회초리를 만들어 스승에게 선물하며 우리 애 때려 달라고 한다는 문화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말 안 듣는 애들은 때려야 한다고 '정치학'이란 책에서 언급.
서양 중세기에는 체벌이 일반적으로 행해졌고, 종교 혁명을 일으킨 마틴루터도 체벌을 강조했다. 그러므로 체벌은 역사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었으니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는 게 맞다. 아니 이런 해괴한 논리가 있나. 그렇다면 옛날에 하던 건 그대로 다 유지?
그리스와 서양 중세기, 그리고 조선시대의 공통점은 그 시대가 노예제 사회였다는 것이며 아직 프랑스의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이전, 인간의 인권에 대한 근대적 기초가 없던 시기였으며, '아동의 인권'이라는 개념은 더욱 희박하던 시기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로 취급되었으며 그 자체 하나의 인격체라기보다는 아직 인간이 되기 이전의 존재로 여겨졌다. 인간 이전의 개체에 인간 외의 방식으로 대하는 것은 당연했으리라. 그들이 자꾸 인용하는 초달문화라는 건 도무지
그 기원과 출처를 알 수 없다. 누구 하나 초달문화라는 현상에 대해 진지한 연구없이 잘 모르는 것을 가져다가 인용만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폭력이 인간을 진정으로 계도할 수 없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는 얼마든지 축적되어 있다. 체벌허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과거에 그랬으니 계속 그래야 한다는(그럼 노예제도 부활시킬 것인가?) 해괴한 논리를 펼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역사에 기댈 것이 아니라 체벌을 함으로써 교육적 효과가 높아진다는 명백한 과학적 / 사회적 근거를 제시하면 될 일이다.
역사적인 근거를 댈 때에도 '옛날에도 했대~'하는 유치한 말을 반복할 게 아니라 과거에 그러한 교육을 통해서 어떠한 긍정적 결과가 나타났는지 명백하게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 체벌을 통해서 그리스나 중세, 조선의 역사가 획기적으로 발전했는가?
한 가지 더 주지해야할 것은 그 시대들에서 체벌교육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아동이라는 것이다. 지금 학교붕괴가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이 아니다. 지금의 청소년은 당대로 치면 이미 성인이다.about 17 hours ago via Twitter for iPh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