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어주는남자 카테고리 역사/문화 > 동양사 > 중국사 > 중국사일반 지은이 박근형 (명진출판사, 2010년) 상세보기 하트 점수 : ♥♥♥ 20세기 후반기에 탄생한 한국인의 대부분 -나를 비롯한- 은 '중국'에 대해 오해하며 자랐다. 중국인은 게으르고 가난하며, 우리보다 조금 뒤쳐진 개발도상국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을 짱깨 혹은 뙤놈이라 지칭하며 자라났고, 그들을 남의 물건이나 복사해서 불법으로 팔고, 얻을 것은 값싼 노동력 밖에 없는 나라로 치부했다. 그러다 21세기 들어 갑자기 G2라는 말이 나돌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자 당황했다. 사람들은 중국이 '벼락 스타'가 된 것처럼 여겼다. 하지만 중국은 언제나 스타였고, 세계의 중심에 있었다. 오히려 중국이 세계의 중심에서 살짝 벗..
인생이라는이름의여행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일본에세이 지은이 고히야마 하쿠 (한얼미디어, 2006년) 상세보기 하트점수 : ♥♥♥♡ "나는 나그네가 되어 오래전 보았던 풍경의 기억을 되살리고, 앞으로 내가 보게 될 풍경을 상상한다. 나의 열차는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로 나를 실어다주는 마법의 빗자루 같은 것이다. 다른 어딘가, 그곳은 아마도 현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꿈속의 이상향일 것이다." 나는 고히야마 하쿠라는 작가를 모른다. 그가 일본에서 어떠한 위치에 올라 있는 작가인지, 어떤 작품을 썼는지, 그 작품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모른다. 다만 그가 1937년에 훗카이도 다키노우에서 태어나 1976년 라는 소설로 데뷔하여 일본 문학계에 일정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라는 것만을 알고 있..
D에게 보낸 편지 -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학고재 마음을 다한다는 것 "당신은 이제 막 여든두 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요즘 들어 나는 당신과 또다시 사랑에 빠졌습니다. 내 가슴 깊은 곳에 다시금 애타는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내 몸을 꼭 안아주는 당신 몸의 온기만이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밤이 되면 가끔 텅 빈 길에서, 황량한 풍경 속에서, 관을 따라 걷고 있는 한 남자의 실루엣을 봅니다. 내가 그 남자입니다. 관 속에 누워 떠나는 것은 당신입니다. 당신을 화장하는 곳에 나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의 재가 든 납골함을 받아들지 않을 겁니다. 캐슬린 페리어..
독학자 - 배수아 지음/열림원 인생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제목부터 결연한 이 책은 제목만큼 결연한 문장과 의지들로 가득 차 있다. 독학자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의 폭풍 속에서 개인의 지적 충족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나와 S의 이야기이다. 개별적인 가치들을 민주화라는 정치적 가치 아래 속박시키고 소외시켰던 80년대의 대학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의 끝이 어디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독학자는 배수아라는 작가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그녀는 소위 잘 읽히는 (문장 길이가 짧고 속도감이 있는) 문체를 스스로 버리고, 복잡하고 몇 번 되풀이 해서 읽어봐야만 의미의 맥락이 잡히는 만연체를 스스로 선택했다. 몇 개의 비문이 눈에 띠기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