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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지나면 훨씬 더 현명하고 평화로운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여전히 요즘의 나는 이해 받기만을, 받아들여지기만을 바라고, 내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되어 있다.
논쟁을 벌이는 일이 정말 무엇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내 속에 쌓인 욕구를 분출하기 위해서인가... 이 물음 앞에 논쟁이 끝난 후면 번번히 가시지 않는 내 속의 미열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좀 더 나를 내려놓고 내 말을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온 힘을 다할 수는 없을까.
내 속의 평화를 지키는 일은 온 세계의 평화를 지키려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과연 언젠가는 그 마음에 다다를 수 있을까... 한 없이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또 한 번 부끄러움 위에서 나를 돌아본다...
세상은 힐링을 말하지만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 없이, 하나의 언덕을 넘어서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치유란 위약효과와 같을 것이다.
성장은 고통을 수반한다. 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은 먼저 자기를 괴롭히는 것들 앞에 나아가 서야 하지 않겠는가. 물러서지 말자고, 주저앉지 말자고 다시 한 번 나를 다독여본다...
2013. 1. 21.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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