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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인사
사랑이라 부른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5월의 저녁을 적시던 소나기와
불러보면 노래와 같던 너의 이름
외로움 앞에 의연하던 북한산 정상의 바위와
어느 오후 졸음으로 지나쳤던 차창밖의 풍경들
달리던 자전거를 멈춰세우던 아기 고양이와
연인이 생기면 들려주자던 봄의 노래들
떨어지던 붉은 페이지들
잊히지 않는 만월의 바다
눈꽃 사이를 헤매다니던 긴 옷자락들
우리가 처음으로 맞잡았던 손의 온기와
헤어진 뒤면 찾아오던 백야의 날들을
모든 것이 끝난 후에도 되돌아 오는 것은 마음
그래서 안녕과 안녕은 같은 말일까
너를 떠올릴 때마다 쉬이 내뱉던 작별의 인사
이제는 안녕
하지만 사랑이라 부를 것들 이리 많아서야
쓴 커피와 즐거운 사람들 유려한 음악
그 사이사이에 앉은 수많은 너
어쩌면 끝내 끝나지 않을 인사
아무튼 안녕.
2012. 11. 25. 카페 프로젝트 A에서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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