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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詩 - 안부를 묻다

멀고느린구름 2013. 6. 4. 07:14




안부를 묻다  



어두운 까페에서 컨트리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사랑하던 여인을 닮은 바람이 불어온다 

고개를 들어 활짝 열린 창 너머 

흔들리는 진초록 잎새들을 본다 

다시 그 너머 무엇도 쓰여 있지 않은 하늘

연푸른 종이 위에 무어라도 쓰고 싶어 펜을 꺼낸다 

너의 이름, 아직 오지 않은 계절, 강릉 앞바다 

지도에 없는 마을, 아틀란티스, 

막스 데미안과 사라진 별들 

이런 것들 썼다가 지운다 

더 멀리서 한 점의 구름 떠온다 

잎새들은 흔들리며 말한다

구름이 감춘 오지 않는 순간들에 대해

까페로 들어선 바람에게 좌석이 없다 

음악은 어느덧 재즈로 바뀐다  

서성이는 바람에게 안부를 묻는다

건강하시죠 저는 건강합니다





2013. 6. 1.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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