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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의 쟁점이 ISD(투자자 국가소송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FTA로 인한 농업 붕괴와 중소기업, 소 상업인들의 예상되는 피해다. ISD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반대 논리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저들이 노리는 바다.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 퇴임 후 한미FTA 추진의 잘못을 인정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FTA는 옳고 이명박 대통령의 FTA는 틀렸다는 식의 대응은 꾸준히 FTA를 반대해온 진보 진영을 기만하는 것이다.
진보 진영도 본인들의 선명성과 올바름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친노 진영 혹은 민주 진영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진보 진영 문 앞에 방역센터를 마련해놓고 방역에 응하지 않는 이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는다. 그건 소통의 방식이 아니다. 아쉽다.
진보신당이나 사회당 쪽 일부 트위터리안의 트윗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들이 참 많은데 왜 표현을 대체로 저렇게 폭력적으로 하고, 벽을 치고 상대방을 깎아내려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서로 인정하는 가운데서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데. 참 아쉽다
트위터가 즐거웠던 이유 중의 하나는 타인의 소소한 일상을 슬쩍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거였는데.. 요즘 트윗에는 90%이상이 정치사회 이야기다. 그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들도 병존했으면 좋겠다. 우리를 싸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세상
민주당이 자기들을 중심으로 대통합을 하자고 버티고 있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지난 총선 때 완전히 망했어야 한다. 민주당 수준엔 30석 정도가 적당. 내년엔 민노-참여-진보신당(통합파)의 진보통합당이 60석 이상 얻었으면 하고 바란다.
진보진영(독자파)은 지금 민주당의 진정성을 깔게 아니라 현 민주당의 고립된 상황을 활용하여 각종 진보정책을 밀어붙이는 게 정치적으로 더 효율적이지 않나. 대중들은 그들이 '진짜 진보적'이고 민주당과는 '질적으로' 다른 정당인 거 충분히 안다.
진보통합정당 설립을 애써 진보'소'통합이라고 축소 시키는 언론이 많이 보인다. 그들이 생각하는 진보'대'통합은 대체 뭘까. 야권 통합과 진보 통합을 혼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밥 먹고 여의도로 가야겠습니다. 그들에게 오늘밤 시민의 분노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합니다.
대체 왜 명동이죠? 명동 맞나요? 여의도에서 하는 게 훨씬 더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데 대체 왜??
일단 여의도 왔으니 의사당 앞에 침이라도 뱉고 가야죠. 의사당쪽으로 혼자 행진 중!
이런 와중에도 대중들이 우매하다면서 대중들을 계몽하려는 이들이 있다. 바꿔야 할 것이 정권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라는 것을 몰라서 거기 가서 정권퇴진을 외치고 있는 게 아니다. 지식인이 배운 지식을 드러내는 것에도 때가 있다.
대중들은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고 자본주의의 현현으로서 이명박 정권을 감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비판이라면 나도 책 세 권 정도는 써낼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분노의 현장에서 자본주의 폐기를 외친다고 자본주의가 폐기 되는 게 아니다.
지구상의 소위 문명국 어느 곳에서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이상을 대한민국이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대중이 우매한가? 그 대중을 조금 더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이 우매한 건 아닌가. 자본 극복은 자본 너머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실현해갈 수밖에 없다. 유럽식 사회주의도 자본이 지배하는 체제의 한 형태에 불과한데,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도 가보지 못했다. 폭력혁명을 할 게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덜 친자본적인 차악의 정권을 거쳐갈 수밖에 없다.
난 노무현 대통령을 뽑았다. 하지만 이라크 파병 반대 시위에 나섰고, 새만금 반대 삼보일배를 했고, 한미FTA반대 집회에 나갔으며, 한나라당에 대연정 제안을 했을 때 완전히 지지를 철회했다.
하지만 그가 퇴임 후 봉하에 내려가서 일구어내는 삶과 그가 이루고자 했던 꿈에 대한 글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노무현이 참여정부의 대통령으로서 한 과오들에 대해 용납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뽑았으니 나도 함께 반성한다.
단, 내가 그럼에도 인간 노무현을 믿어보고 싶었던 것은 유작 <진보의 미래> 때문이었다. 그가 꾼 꿈의 순결성만은 믿고 싶었다. 노무현 지지자라면 그가 넘어진 그 지점에서 출발해 나아가야한다. 그가 넘어진 것마저 옳았다고 해서는 안 된다.
룰라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다면... 지금쯤 거리로 나와 함께 물대포를 맞고 있었을까? 하물며 룰라도 아닌데. 그 정도까지 기대하고 뽑았던 걸까 사람들은. 고민해봐야할 것은, 거리로 나오지 않은 시민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박원순 씨도 고민이 많겠다. 노회찬 씨라도 시장으로 뽑아놓고 거리로 나오라고 하면 또 몰라.. 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로 상대방을 놀리는 것밖에 더 될까. 조국은 또 왜 탓하나. 어차피 칼럼리스트일 뿐인데. 그를 행동가로 기대하는 게 더 이상해
다함께' 라는 단체가 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빨갱이 단체라서 이번 반FTA 시위 때는 따라가면 안 된다는 트윗이 종종 보이는데.. 대체 무슨 논리인지; 반FTA가 반 자본주의 하자는 거지 뭔가요. 제일 잘 어울리는 단체구만요.
시국이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모든 운동은 결국 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내기 위한 것인데, 운동 그 자체가 일상을 억압해서는 안 되지요. 광장으로 나가는 것도 저고, 첫눈을 기대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도 다 같은 접니다.
한나라당 의원 쪽이나 미래희망연대, 자유선진당 쪽 의원들의 트위터 타임라인을 훑어보았다. 역시 그쪽에는 한미 FTA를 통과시켜줘서 고맙다는 사람들의 격려가 쏟아지는 듯하다. 그 사람들이 분명 소수는 아닐 것이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자신의 정의를 좇아 깃발을 들 수밖에 없는 것. 역사는 어느 쪽을 향해 미소를 지을까. 국가를 위해서도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서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거리로 나갈 뿐.
우선 시민의 분노를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격일제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를 기획하고 운용하는 모습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많다고 본다. 어렵게 모인 사람들이 추위에 떨다가 별다른 액션도 없이 해산하는 걸 반복하는 건 좀 의미가 없지 않나.
어떤 경우든 자유발언을 하는 사람을 향한 폭력은 용납 되어서는 안 된다.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지만 설사 그 사람이 실제 한미FTA를 찬성하는 발언을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주장한다면 그것은 어떤 발언에 대해서도 공평해야 한다
덧붙여, 폭행한 자가 어떤 성향의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노빠든 뉴라이트든, 진보신당 당원이든 그런 비상식적인 인물을 해당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일도 성급하다고 본다.
한미 FTA 반대 집회의 동력이 점차 떨어진다는 것이 체감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대중들은 과연 한미 FTA에 반대하는가? 조중동에서 쏟아내는 여론조사 결과는 'NO' 라고 답한다. 불편한 진실일지도 모른다.
점점 사람들이 줄어들면 애써 시간을 내서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 이 걸로는 안 되는구나. 결국 이명박은 발효를 시키겠지.' 그러면 사람들은 더 나오지 않게 되고, 결국 집회는 기존 운동권과 진보정당들의 몫이 될 것이다.
기성 정치에 몸을 담고 있는 정치인들은 이 분위기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당장의 투쟁보다 총선을 언급하는 것이다. 대중들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식을 원하고 그것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이름으로 가시화된다.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들이 과연 한미 FTA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것인가와는 무관하게 야권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국을 충분히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시키겠지. 당장의 혁명은 없을 것이다. 대중이 원하는 건 혁명이 아니라 안전한 일상이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 많은 대중들이 반FTA의 깃발 아래 모이는 동력은 우리가 반대한 것을 한나라당이 자기네 맘대로 처리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의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분노는 곧 사그라들고 한미 FTA는 '어쩔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아마도.
2011. 11. 25.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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