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 오랜만에 만나는 멀고느린구름의 셀프 인테리어 교실(?)입니다!오늘은 제가 일하고 있는 대안학교 파주자유학교의 작은 책방 인테리어 과정을 소개합니다. 이른바 '뷰티풀 파자 프로젝트' 1호입니다. 과거 가사실(?)로 쓰이던 3~5평 정도의 공간입니다. 과거 상태를 보여드리면 좀 더 극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으실 텐데 아쉽게도 이전 사진을 찍어놓질 못했네요. 뭐, 그건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위 모습은 가사실의 각종 위험한(?) 물건들을 말끔히 소거한 상태의 순정 가사실의 모습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아이가 작은 책방으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함께 보실까요~ 책방 인테리어에 앞서 파주자유학교 청미래과정(중고등과정) 소광장(소강당이라고 하죠) 답답하게 둘러싸고 ..
욕 좀 제대로 하고 삽시다 20대 초반이었던 시절, 도올선생님의 도올서원 강좌를 수강하던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선생님께 왜 욕을 그렇게 자주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 곧바로 그 학생에게 욕을 했다. 야 이 개새끼야! 내가 언제 욕을 자주했냐! 그 학생은 곧 울먹거리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이어서 도올 샘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욕을 자주하지 않는다. 오직 욕이 필요한 상황에만 한다. 욕이 필요한 상황이란, 상대에게 강력한 나의 의사표현을 하기 위한 순간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언어란 지나는 바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거칠게 입을 놀린들 상대가 수신하지 않으면 모든 언어는 무력하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욕은 힘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상대를 향하여 ..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소년일 때의 나는 혼자 동네 뒷산에 가기를 즐겼다. 우거진 숲 속을 거닐다 어느 정도 높은 곳에 다다르면 탁 트인 하늘과 깨알 같은 집의 지붕들이 보였다. 앉기에 안성맞춤인 바위를 찾아 걸터앉아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움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매료되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문득 생각하곤 했다.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이토록 나의 마음을 이끄는 것일까. 그 시절에는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그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과 향, 촉감에 푹 빠져지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요즘에도 때때로 하염없이 붉게 젖어드는 저녁 놀을 보면 가슴이 뛴다. 자연은 왜 이토록 아름다울까. 최근에 학교에서 아이들과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덕에 '아, 자연이..
지난 주였던가. 아마도 예원이로 기억나는 한 아이가 물었다. 멀구 집에 놀러 가면 안돼? 대수롭지 않게 응이라고 대답한 뒤... 한 주가 지나보니 집에 놀러오는 아이들이 6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평소 '깔끔(?)'하다기 보다... 지저분한 것을 못 견디는 성미 탓에 집은 별로 청소할 것도 없었지만, 막상 애들이 6명이나 온다니 뭘하고 시간을 보내야할지 밥은 어찌 먹여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장난감의 날에 플레이스테이션(게임기)으로 하는 축구게임을 한 번 선보여주긴 했지만 사실 우리 집에 있는 게임 중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임은 그거 하나뿐; 나머지는 모두 일본어로 장편소설 분량의 글들이 쏟아지는 게임들이라... 축구를 좋아하는 건우를 빼고 다른 아이들이 실망을 할 것 같아서 주말 동안 게임장을 보았다. ..
내 유년의 업 2007년 봄부터 2008년 여름까지 문산 내포리 작은 숲속에 있던 행복한학교에서 교사로 지내며 참 행복했다.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파주 출판단지에 있던 청미래학교와 합쳐져 12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파주자유학교'가 된 행복한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먼 여정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내게는 고질적인 질병이 있었는데, 바로 편두통이었다. 일주일 중 3일 정도는 편두통에 시달렸다. 온갖 동서양의 처방전을 두루 써보아도 한 때였다. 그러던 것이 행복한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다보니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제 난 편두통을 거의 겪지 않게 되었다. 나는 편두통을 내 평생의 지병으로 가져가야할 것이라 체념하고 있었다. 유년시절이란 어쩌면 하나의 사람이 평생 짊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