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제주를 다녀온 게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새로 산 카메라로 처음 두근거리며 정경을 담았던 기억이 납니다. IOS 설정을 잘못 맞춰 놓고 계속 사진을 찍은 탓에 다들 어딘가 묘한 사진들이 되었습니다.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의 바람은 언제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가 있습니다. 바람 속 어딘가에 감귤이라도 심어 놓은 탓일까요. 제주는 앞으로도 사람들의 사랑스런 기억들을 품으며 점점 더 아름답게 자라나겠지요. 비자림의 나무들처럼. -------------- 주 2014. 10월. 멀고느린구름. / 제주도 / Sony A7 / ContaxG 28mm, 45mm
김영하의 여행자 - 하이델베르크 - 김영하 지음/아트북스 "나는 하우프트슈트라세를 가로지르는 비둘기 떼를 뚫고 성령교회의 높은 첨탑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아주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나는 열두 살의 그 해파리처럼 투명한 육신으로 흐느적거리며 허공을 부유합니다. 나의 눈은 맑고 몸은 유연하며 정신 명징합니다. 이 높은 곳에서 나는 오래된 도시를 내려다봅니다. 양갱처럼 검은 네카어 강에는 오렌지빛 석양이 깔리고 있습니다. 삶을 생각하기에 좋은 도시는 바로 이런 곳입니다. 나는 어쩐지 다음 생에도 이 도시에 오게 될 것만 같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안녕." - 김영하 (여행자 41쪽) 내가 콘탁스 G1을 처음 만난 것은 이 책을 통해서였다. 한 곳의 여행지, 한 대의 카메라, 그리고 한 편의 이야기라는 기획으..
우리가 머물렀던 풍경들을 잊지 말아줘... 2010년. 11월. E-p1 / contaxG 28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