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재편, 진보혁신, 민들레의 이름으로 민들레와 진보의 재편 민들레는 우리 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밟아도 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전통적으로는 민초(民草) '백성의 풀'로 비유되었다. 민들레는 풍매화로서 그 씨를 전파하는 방식이 참 아름답다. 풀씨들이 파란 하늘을 가볍게 부유하는 모습은 봄철에 내리는 진눈깨비와 같다. 사뿐히 땅에 내려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모습은 또 어떤가. 다툼이 없고 부드러우나, 그 결실은 단단하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을 둘러 싸고 내부의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분에 대중들의 관심도 이들을 향한다. 아마 추석 차례상 위에도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마약 투여 사위 이야기가 주로 오르내릴 것이다. 대다수의 ..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저자레베카 솔닛, 리베카 솔닛 지음출판사창비 | 2015-05-1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화제의 단어 맨스플레인(mansplain)의 시작점 설명하고 가...글쓴이 평점 그럼에도 우리는 돌이킬 수 없이 나아간다 1. 남성은 여성의 말이 불편하다 다행히도 내 남자사람 친구들은 '불편한 말'을 귀담아 들어준다. 스무 살에 처음 만난 우리들도 이제는 서른 중반이 되어 사실 자기 자신이 생각해온 방식을 바꾸기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남성 친구들은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생각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연성과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친구들을 나는 무척 존경하..
새(新)정치와 반(反)정치를 넘어서 1. ‘새정치’의 등장 ‘새 정치’가 아닌 ‘새정치’라는 고유명사는 지난 2011년 안철수 교수가 야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부터 생겨났다. 유력한 지지를 얻는 정치인이 미미한 지지를 받고 있던 후보에게 전격적으로 후보직을 양보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 유래가 없는 일이었기에 ‘아름다운 양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이후 안철수 교수의 대국민 지지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하여 박근혜 대세론을 꺾고 박근혜 후보를 대선 후보 2위로 밀어내기까지 했다. 결국 정치판에 나올 것이냐 말 것이냐로 설왕설래를 반복하던 중 2012년 9월, 드디어 안철수 교수는 안철수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 정가에 새정치의 바람에 폭풍처럼 불어 닥쳤다. 그러나 막상 정계에 발을 디..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3. 지구는 진보하지 않는다, 다만 그 중용을 찾아갈 뿐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이라는 책을 1978년에 세상에 내놓으며 ‘가이아 이론’을 주창했다. 이 이론은 지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다란 생명체이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지구라는 유기체를 유지시키기 위한 세포와 같다고 말한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나무’와 같은 생명체로 여겼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철저한 진화생물학자는 이 이론에 냉담하지만, 오히려 인문학자들은 ‘가이아 이론’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가이아 이론’이라는 명칭으로는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1..
좌파하라저자박노자, 지승호 지음출판사꾸리에 | 2012-04-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부유(浮遊)하는 한국사회를 향한 외로운, 그러나 단호한 외침 ‘...글쓴이 평점 2. 자본, 그 다음의 삶 국내의 정치 상황만을 보아서는 박노자 교수의 ‘좌파하라’는 외침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것은 아닐까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나라가 아닌가. 신자유주의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던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낙서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는 - 박정근 씨 사건 - 나라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자본주의’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만큼이나 신성불가침의 용어가 되어버렸다. 우리에게 자본주의는 시대의 대세이고, 만국의 표준 가치처..
멈춰라, 생각하라 - 슬라보예 지젝 지음, 주성우 옮김, 이현우 감수/와이즈베리 2008년의 촛불을 넘어서 수 백명이 넘는 장병 앞에서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때, 사실상 나는 먼저 ‘사회민주주의’라고 하는 낯선 개념을 설명해야만 했다. 냉전의 중심에서, 독재정권과 그들이 휘두르는 메카시즘에 짓눌려 살아온 한국인으로서는 민주주의라고 하면 자유민주주의라고만 생각했지 사회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여간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정훈장교로서 장병들 앞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제도에 대한 강연을 하고 다닐 무렵, 세계는 미국의 패권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중국은 아직 충분히 이빨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그 사이 유럽연합은 빠르게 과거의 영광을 회복해 갔고, 세계적인 학자인 제레미 러프킨은 이..
지금 시각은 11:00 때는 2012년 12월 31일이다. 나는 동해 바다로 해를 보러 떠나는 대신 두 편의 글을 기획하고 있다. 하나는 ‘세상’에 대한 글이고 하나는 ‘나’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두 편의 글은 서로 연관을 맺을 지도 모르겠다. 먼저 쓰는 쪽은 ‘세상’에 대한 글이다. 마야 족의 예언에 따라 세상이 아직 멸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사의 차원에서 먼저 쓰는 것이라고 해두자. 물론 사실은 아니다. 웰빙, 힐링, 그리고 우리가 탐닉하고자 하는 것 우주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으로 확장되고 빅뱅을 일으켜 지금 크기의 우주가 된지 137.5억년 가량이 되었고, 유럽에서는 한류 가수 중 ‘빅뱅’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진화론에 의하면 세상은 어쩌다보니 만들어졌고, 창조론에 의하면 신의..
진보와 진화 7 진 :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나 : 네, 진 선생님 말씀하십쇼. 진 : 진보란 뭐냐. 진보가 꿈꾸는 세상은 뭐냐. 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진보란 한 발짝 더 나아가자는 겁니다. 진보적인 세상이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란 겁니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을 성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다소간 부정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의문을 가져야 하고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고, 레닌이 공산주의의 깃발을 올렸을 때의 진보는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와 정치적으로는 자유주의의 폐단을 극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유재산제도에 의한 부의 편중현상을 해결하자는 것이 진보였습니다. 그래서 함께 나누는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