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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07년 여름에 쓰여졌습니다.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오늘 학교(서울 성북구)를 마치고 집(경기도 파주 교하읍)으로 돌아오는 기나긴 시간 동안 심심해서 온갖 공상에 빠졌다. 그러다가 문득 작년 연말 즈음의 일이 떠올랐다. 작년 연말 몇몇 스타 가수들이 시상식 출연을 거부하면서 대안적인 시상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드디어! 수면 위에 떠올랐었다. 나는 그때 그러든 말든~ 하는 자유방임적인 태도로 상황들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오늘 문득 요즘 같은 다원주의의 시대에 권위를 가진 일부 심사위원들의 잣대로 무엇을 좋은 예술이다 아니다 라고 구분짓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대안이다 뭐다 말로만 궁시렁 대고 예전부터 있어 온 '대한민국음악상' 하나를 빼고는 제대로된 대안을 모색할 궁리도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이 답답했다.

 

그리하여! 나는 경기도로 향하는 2000번 버스 안에서 아예 내가 1인 시상식을 만들어버리자! 라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내친 김에 제목도 지어보자.

 

짜쟌! 그 이름하여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 제가 2007년 당시 운영하던 문학사이트 '문장'의 블로그인 '일요일 파인애플기린 까페'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음음 뭔가 그럴듯하지 않은가. 기본 취지는 연말마다 한 해 동안 내가 접한 각 예술분야에서 최고의 감명을 '나에게' 선사한 작품을 선정하여 치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말까지 기다리다가는 나 스스로 본 예술상의 취지는 물론이고, 제목까지 까먹을 것 같아서 2006년을 대상으로 먼저 제 1회 날림 시상식을 거행하기로 하였다.

 

수상 작품 후보는 2006년 1.1부터 12.31까지 내가 접한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4개 분야에 걸쳐 선정하였다. 각 분야는 다음과 같다.

 

1. 문학부문

2. 영상부문

3. 음악부문

4. 만화부문

 

그리고 각 분야는 장편과 단편으로 나누어 시상하도록 하겠다.


                                    

1. 문학부문


 

자, 그럼 지금부터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짝짝짝짝!!!!

우선 저의 전공 분야인 문학부문의 수상이 있겠습니다. 먼저 문학 단편 부문의 후보작들을 만나보시죠.

 

문학 단편 부문 후보작

 

* 한유주 - 세이렌99

* 배수아 - 회색時

* 히라노 게이치로 - 바벨의 컴퓨터

* 박상륭 - 남도1

* 박주현 - 팔월의 첫째 주

 

단편 부문에서는 위와 같이 다섯 개의 작품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자, 그럼 이 중 누가 2006년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되었을까요? 두구두구둥둥...

 

네!  2006년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문학 단편 부문 수상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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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주씨의 '세이렌99' 입니다 축하합니다 짝짝짝!

 



한유주 소설집 <달로>에 수록된 '세이렌 99'

문학과지성사


 

한유주씨의 '세이렌99' 는 문명의 폭력성을 예민한 음악 같은 문체로 잘 그려내었다는 평가를 저에게 받고 있습니다.

 

한유주씨의 작품과 끝까지 경합을 벌인 작품은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한 박주현씨의 '팔월의 첫째 주' 였습니다. '팔월의 첫째 주' 는 신인다운 감각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매우 매력이 넘치는 수작이지만 이야기가 지향하는 지점이 다소 모호하다는 점에서 아쉽게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한유주씨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상품으로는 멀고느린구름군의 1년 정기 애독자권이 주어지겠습니다~

 

자, 다음은 문학 장편 부문의 시상이 있겠습니다. 후보작들을 만나보시죠.

 

문학 장편 부문 후보작

 

* 야코프 하인 - 나의 첫번 째 티셔츠

* 오정희 - 새

* 배수아 - 이바나

* 와타야 리사 - 인스톨

 

 장편 부문에서는 제가 1년간 읽은 약 15작품 중에서 4작품을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독일작가인 야코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인 것이 특징이네요.  과연 이들 중 누가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되었을까요?! 두구두구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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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영예의 문학 장편 부문 수상작은 오정희씨의 <새>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오정희 <새>

문학과지성사


   오정희씨의 <새>는 다른 세 작품에 대하여 월등한 표차로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오정희씨의 <새>는 독일의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함으로써 이미 그 국제적 보편성을 공인 받은 바 있는 작품입니다. 가난한 유년의 풍경을 통해 우리 삶의 의미를 아름다운 언어로 길어내고 있는 빼어난 작품입니다. 한국의 문학이 깨어있음을 증명해주는 증거라고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정희씨의 <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문장 웹진 '책장을 덮으며' 코너의 장명진씨 글을 참고 바랍니다)앞으로 오정희씨의 작품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오정희씨에게는 부상으로 멀고느린구름군의 3년 정기 애독자권을 수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짝짝짝짝!!!!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시상식 1부 '문학부문'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2부 '영상부문'이 계속됩니다. 그럼 여러분 굿나잇~ : )




2. 영상부문 



안녕하세요! 어제 예고한 대로 오늘은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 영상부문'의 수상이 있겠습니다. 문학부문과 같이 장편과 단편으로 나누어 시상하는데요. 장편은 드라마, 단편은 영화와 단막극이 각각 수상 대상입니다. 그럼 먼저 단편 부문의 후보를 만나봅시다!

 

영상 단편 부문(* 후보의 선정은 2006년 개봉작이 아니라 2006년에 멀고느린구름군이 접한 작품을 기준으로 합니다)

 

* 이윤기 - TV 문학관 '내가 살았던 집'

* 김태용 - 가족의 발견

* 마크 포스터 - 네버랜드를 찾아서

* 이와이 슌지 - 하나와 앨리스

* 월터 셀러스 -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이상 다섯 개의 작품이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가운데서 최종 수상작을 가려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은 무분별한 공동수상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기에 고심 끝에 한 작품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지금 발표합니다!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영상 단편 부문 수상작은!!!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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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포스터 <네버랜드를 찾아서>

조니뎁, 케이트 윈슬렛 주연

 

 

   마크 포스터의 <네버랜드를 찾아서>! 축하드립니다~ 짝짝짝짝!!!! 마크 포스터의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피터팬의 작가 제임스 베리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베리의 작가로서의 고민과 인간적인 아픔을 잘 포착해냈습니다. 또한 웬디의 모델이 된 젊은 미망인 실비아 데이비스와의 사랑 또한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숨어 있는 참된 네버랜드를 돌아보게 하는 오랜만의 헐리우드산 수작이었습니다.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발견> 또한 배우의 열연과 의미 깊은 이야기가 잘 맞물린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월터 셀러스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젊은 체게바라의 여정을 따라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체게바라의 깊은 내면의 고민을 담아내는 일은 다소 실패한 듯 보여집니다.

 

유일한 단막극 후보인 이윤기 감독의 <내가 살았던 집>은 은희경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종옥이라는 불세출의 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KBS 홈페이지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께서는 한 번 보시길.

 

이와이 슌지 감독의 <하나와 앨리스>는 개인적으로 특별상을 주고 싶지만 참기로 하겠습니다. 그다운 아름다운 작품이었습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마크 포스터씨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짝짝짝!!! 한국어로 보내니 그가 알아들을 수가 없겠죠? 할 수 없죠.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못한 그의 팔자입니다. 마크 포스터씨에게는 부상으로 멀고느린구름군의 DVD 구입 약속권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에 와서 받아가세요.

 

 

 

이제 장편 부문의 시상이 있겠습니다. 후보들을 소개해주세요!

 

영상 장편 부문

 

* 한지승 - 연애시대

* 윤석호 - 봄의 왈츠

* 김철규 - 황진이

* 박만영 - 포도밭 그 사나이

 

 이렇게 네 작품이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KBS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 아니냐! 이게 무슨 KBS 연기대상이냐! 라고 거칠게 항의하실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TV도 없고 돈도 없기 때문에; 공짜로 다시보기를 할 수 있는 KBS의 작품을 주로 볼 수 밖에 없는 가슴 아픈 계급적 한계가 있답니다. 흑흑. 이라며 대충 넘어가고... 흠흠. 자! 그럼 대망의 수상작은 무엇일까요! 두구두구둥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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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승 <연애시대>

손예진, 감우성 주연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 영상 장편 부문 수상작은... 한지승의 <연애시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연애시대>는 동명의 일본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현대인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수려한 영상으로 담아내었습니다.  또한 손예진, 감우성, 이하나, 공형진 등 주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는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우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애시대> 같은 작품의 출연을 기대해봅니다. 

 

  마지막까지 <연애시대>와 경합을 벌였던 작품은 박만영의 <포도밭 그 사나이>로 역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기자기한 시나리오가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문명 속에서의 시기와 음모가 가득한 요즈음의 드라마 풍토에서 자연의 품을 배경으로 사람들간의 따스한 관계맺음을 보여준 빛나는 드라마였습니다. <연애시대>가 없었다면 제 1회 '파인애플기린 예술상'은 당연히 이 작품에게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멋진 작품을 만든 감독과 배우, 스텝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

 

  수상의 영광을 안은 한지승씨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부상으로는 멀고느린구름군의 '연애시대 OST' 구입 서약서가 증정되겠습니다.

 


2부 영상부문의 시상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그럼, 내일 '음악부문' 시상식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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