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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기다리신 분이 지구 어딘가에는 있겠지요? -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욕실 인테리어 과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파주 시절에는 욕실 인테리어는 간단한 소품으로만 했었고, 그래서 별도로 소개도 하지 않았었는데요. 그건 아마도 제가 집이라는 공간 중에서도 욕실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던 탓도 큽니다. 제가 어렸을 때 가족과 같이 살던 집에서는 '욕실'이라고 하는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고, 볼일은 공용 화장실 등을 이용해왔기 때문에  제 머리 속에서 욕실은 그다지 인상 깊은 공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멀구하우스 시즌 2 인테리어에서는 욕실에 좀 더 애정을 주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이곳에서 오래 살아보자고 마음 먹은 것도 있고, 어쩌면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욕실만큼 그 집의 인상을 결정 짓게 되는 요소도 없겠다는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초기의 욕실 모습은 온갖 잡다하고 조금은 불쾌한 것들이 모여 있는 으시시한 모습이었습니다. 




문에는 이런 모눈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낡은 창틀을 페인팅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이 고리들을 제거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습기가 많은 욕실의 특성상 나사들이 전부 부식되어 풀리지조차 않았거든요. 그래서 결국 다섯 개 정도는 망치로 파괴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수납 용량이 미묘한 이런 아이보리색 플라스틱 진열장 같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떼어버렸습니다. 모퉁이에 붙은 저 유리 선반도 너무 지저분해서 제거했습니다. 




다행히 바닥 타일은 네이비 색으로 예뻤지만... 이런 미끄럼 방지 스티커를 잔뜩 붙여 놓아서 흉측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하아... 이 아이들 지우는 게 정말 고역이더군요. 




제거 제거 



제거 제거 제거 




딱 보기에도 너무 아름답지 못한 진열장을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주인 아저씨한테 살짝 핀잔을 들었지요... 멀쩡한 거 왜 버리냐고. 더 좋은 걸 붙였다고 둘러대어 모면했습니다. 




타임스퀘어 모던하우스에서 이런 아이를 4만원 정도에 구입하여 비치했습니다. 세면대를 설치해보려고  인테리어 샵에 갔더니 최저가로 잡아도 40만원 정도가 소요되더라고요. 그래서 궁리 끝에 물이 수도관을 따라 내려가는 거나 내 손으로 비우는 거나 매 한 가지 아닌가 싶어, 이런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엔틱 세면대와 비슷한 높이의 진열장을 사서 그 위에 깔끔한 세수대야를 올리는 방식이죠.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  ) - 다행히 수도 위치도 적절한 곳에 딱 있더군요. - 




문에는 별 회괴한 것들을 잔뜩 붙여놔서 께름직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욕실 문도 하얗게 칠했습니다. 



안 쪽도



샤워기도 분무 샤워를 할 수 있는 아이로 교체했어요. 초기 설계도면에 그려두었던 해바라기 샤워기는 요즘에는 이마트에서 안 팔더군요. 아쉽네요. 




조금 정리한 상태입니다. 왼쪽에 보면 거울도 새로 달았어요. 욕실은 컨셉을 '엔티끄'로 잡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고전적인 느낌이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거울도 황금빛 태가 둘러진 우아한 아이로 달았습니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거울이랍니다. 




이 커튼 걸이도 위치가 애매해서 제거했습니다. 



사라져라~



그리고! 대망의 욕실 페인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욕실용 페인트라는 것이 출시 되었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았거든요. 수성 페인트 작업만 해본 저에게 첫 유성 페인트 작업 도전이었는데요. 아... 미처 몰랐습니다. 그것이 생지옥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것은. 




지옥의 아이템... 뚜껑을 열자마자 혼절할 듯한 본드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꾸엑. 




접착 성분이 상당한 농도로 배합되어 있어 칠할 때도 온 힘을 주게 됩니다. 슥슥 칠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쓰으아아아악! 쓰으으으으그그극! 끼야아악! 이런 느낌이랄까요...




이만큼 칠하는 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반드시 환풍을 하면서 칠하셔야 됩니다. 잘못하면 페인팅하시다가 기절할 수도 있어요. 저도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놓고 온 창문을 다 열어놓은 상태에서 했어요. 그렇게 해도 2시간 칠하니 머리가 어질어질하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까지 폐 속에서 역한 본드 냄새가 올라왔어요... 게다가 페인트 통 표지에는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까지 쓰여 있으니... 웬만하면 이런 짓은 하지 마시길; 




벽에 있는 찌꺼기들을 제거하지 않고 칠하면 얼룩덜룩 해지니까 끌개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벽을 깔끔하게 긁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한 세면대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중입니다. 진열장을 귀퉁이로 배치하고




집필 책상을 샀을 때 같이 온 이 유리 선반을 욕실에 응용했습니다. 




타일용 드릴 비트로 구멍을 뚫고 




까치발을 단 이후 




이렇게 유리선반을 올렸습니다 : )




그리고 이렇게 깔끔한 대야를 올려두니 그럴듯한 세면대가 되었죠^^ 벽을 칠할 때 수도꼭지 두 마리도 노랑으로 칠했더니 무척 귀여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타올 걸이와 휴지 걸이도 짝을 맞추어 구입해서 달았어요. 벽을 노랗게 칠하고 나니 칙칙하기 그지 없었던 아이보리색 변기도 색이 살더군요. 




새로 산 드럼 세탁기도 한 켠에 비치하고 물이 튀지 않도록 샤워커튼을 달았습니다. 변기 위의 거울은 원래 오른 편에 찰떡 같이 붙어 있던 거울이었습니다만... 지저분해서 떼어버렸다가 저 위치에 놓으니 공간도 넓어 보이게 하고 레트로 느낌을 주어 욕실의 분위기를 살려주더라고요. 노랑 색의 보색인 보라 색 시계를 비치해 포인트를 주고, 왼편에 세탁기를 위해 내려온 전선은 사진을 거는 줄로 활용했습니다. 





샤워커튼도 분위기를 맞추어 우아한 느낌의 아이로 구입. 






수건이나 샴프 등을 넣어둘 수 있는 진열장도 컨셉에 어울리는 것으로 새로 구입했습니다. 처음에는 원목장으로 해보려고 맞춤 목공소에 갔는데 가격이 너무 높아 이마트에서 파는 4만원짜리 플라스틱 조립장을 샀는데... 보시다시피 의외로 괜찮았어요. 




바로 아래에 세면대가 있지요.





이렇게 노랑 엔틱 욕실이 완성되었습니다. 실제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좀 더 넓고 쾌적한데... 어찌 표현이 잘 안 되네요 : ) 


다음 셀프인테리어 시간에는 '주방'을 다루겠습니다. 언제 다시 올리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ㅎㅎ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2013. 10. 27.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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