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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로 이사를 간 것이 2007년이었습니다. 철원에서 보낸 3년의 세월을 포함하면 올해까지 장장 7년의 세월을 대한민국 최북단 오지에서 보낸 샘이 되겠네요. 원래 서른 살이 되면 귀농을 해서 자급자자족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겠다는 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화려한 도시와 동떨어진 곳에서 사는 것이 나쁘진 않았는데요... 그것도 세월이 지나치게 오래 되다 보니 점점 독거노인화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대한민국 문명의 최첨단인 서울로 복귀하자는 마음을 먹었고, 서울로 돌아온다면 예전부터 꼭 살아보고 싶었던 홍대와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 싶었지요.
부동산 중개 업소를 통해 방을 15 곳 정도 둘러 본 것 같습니다. 주로 합정 인근의 반지하 방을 둘러보다가 기적처럼 현재 살고 있는 동교동의 2층 집을 찾게 되었어요. 바로 아래처럼 생긴 곳이었죠.
매우 고전적(?)인 모습이었지만 전례(파주집)도 있고 무엇보다 큰방은 파주집의 큰방보다 1.5배 넓어 보여서 무언가 여러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큰 창으로 환하게 비쳐드는 햇볕도 만족스러웠죠. 방을 보고 나오자마자 그날로 곧바로 계약금을 지불해버렸답니다!
셀프인테리어를 시도할 때는 특히 전세가 아닌 월세의 경우 주인이 내부 개조를 꺼려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러니 계약을 하기 전에 반드시 계약서 조항에 세입자가 내부를 리모델링해도 좋다는 사항을 기입해두는 것이 상호 문제가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계약을 하기 전에 미리 주인 할아버지를 찾아가 내부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은 뒤 계약을 했어요. 그래서 위에 보이는 나름 화장을 한 국민장판;도 주인 할아버지께서 새로 하신 거라고 해서 그대로 돌돌 말아 반납해드렸답니다.
제 파주 인테리어 후기를 보신 분은 위 사진을 보시면 이제 대략 견적이 나오시려나요? ㅎㅎ 역시 지난한 노동의 세월은 예고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때는 무려 여름의 절정 8월!!!! 마음 같아서는 10월 즈음 이사하고 싶었지만 주인 할아버지께서 빨리 들어올 사람을 찾고 계셨기 때문에 집을 놓칠 수 없어서 곧바로 인테리어에 돌입했답니다. 다행히 길었던 교사회의 기간도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었지요. 방 구조를 떠올려 파주집에서 아래 인테리어 도면을 그렸어요.
사실, 이대로 진행했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 텐데... 변덕이라는 그놈 때문에... 하아... 자세한 이야기는 본론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테리어에서 도면을 그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큰 그림 없이 구체적인 것만 이리저리 끼워 맞추다보면 자칫 나중에 집이 점점 창고로 변해가는 모습을 확인하게 될 겁니다. 도면은 인테리어의 마스터 플랜 역할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인테리어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용사님들, 먼저 도면부터 그려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뜨거운 노동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3. 10. 9.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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