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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 후에
원곡 전인권
노래 멀고느린구름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에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 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 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 처음 이 노래를 전인권의 목소리로 들었을 때 전율을 느꼈다.
내 속에 깃든 어떤 어둠과 그의 어둠이 조금은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모방하고 싶은 목소리, 모방하고 싶은 창법이었다.
여럿이 갈 때보다는 혼자 노래방에 가서 자주 목놓아 부르는 곡이다.
부르고 나면 마음 속에 낀 흐린 먹구름이 조금은 걷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참 알 수 없다.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2012. 5. 28. 새벽.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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