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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읊조리다

詩 - 산(山)

멀고느린구름 2011. 2. 12. 05:36



사랑해서 아픈 순간은 
몸 속에 바위를 만들었다
유능한 의사도 유명한 무당도
바위를 부수지 못했다
나는 절벽이 되고 산이 되어갔다
누구도 봉우리에 찾아오지 못했다
숱한 끈들이 첫 번째 언덕에서 풀어졌다
누가 정상에 닿을까
누가 세계의 전경(全景)을 보아줄까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칸첸중가
세상의 외롭고 높은 산들은 
오늘도 키가 자란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지
우리 처음엔 조그만 바위였음을
그건 
사랑이었음을. 



2011. 2. 12. 새벽.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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