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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세이

피아노와 인테리어

멀고느린구름 2021. 1. 23. 09:39

요즘은 시간이 나는대로 집필실 인테리어를 진행하고 있다. 구름정원의 인테리어 작업 가장 먼저 하려고 했었던 작업인데, 가장 나중에 하게 되고 말았다. 집필실 인테리어가 마무리되어야 소설을 있는 것도 아닌데, 공연히 핑계로 계속 소설을 시작하는 일을 미루고 있어 핑계를 더는 대도록 인테리어 마무리를 서두르려고 한다. 

 

집필실에는 친구가 오래 선물한 전자피아노가 있는데, 지난 주말에는 피아노를 위한 선반을 만들었다. 나왕합판을 이용해 만든 선반으로, 피아노 건반을 올려두는 아래는 책을 수납할 있도록 했고, 위로는 씨디를 진열할 있는 기다란 수납장을 만들었다. 

 

10년 전, 그냥 해보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나의 나무가구 만들기는 해를 거듭하며 일취월장하고 있다. 이제는 나만의 공법(?)이라고 있는 것이 생기기에 이르렀다. 물론, 진짜 목수들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가 상상하는 나만의 가구를 직접 만들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인테리어와 가구 만드는 실력은 해가 갈수록 늘었는데, 피아노는 여전히 전혀 연주하지 못한다. 주법을 무시한 멋대로 음을 따라서 1-2 정도 길이의 피아노 소곡을 만들어보기도 했으나, 문제는 다시 연주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피아노 학원이 개나 있지만, 쑥쓰러워서 앞에도 가보지 못했다. 

 

진중권 교수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교수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극과 극이지만, 그가 나이와 무관하게 자기만의 삶을 소신껏 살아가는 자유인임은 누구도 부정할 없을 것이다. 내가 살까지 지구 위에 숨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나는 대체 언제 피아노를 배우는 거람...)

 

2021. 1. 22. 멀고느린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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