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2014) 7.4감독장률출연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 곽자형정보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45 분 | 2014-06-12 글쓴이 평점 경주에 갔었다 경주에 갔었다. 누구나 경주에 간 일이 있을 것이다. 나는 경주에 간 일이 세 번 있었다. 첫 경주 방문은 당연하게도 수학여행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는 부산 감천동에 있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다. 아니, 6학년생이었던가. 정확하지 않다. 정확한 것은 다음과 같은 기억이다. 경주로 가는 관광버스 속에서 나를 좋아했던 한 여자아이가 계속 쿠크다스를 권했다. 나는 수학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쿠크다스 세 상자 정도는 먹었던 것 같다. 불국사라든지, 다보탑의 아름다움 같은 것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게 첫 번째 경주는 오직 쿠크다스로 수..
그녀가 부른다 (2013) 8.2감독박은형출연윤진서, 오민석정보드라마 | 한국 | 97 분 | 2013-12-26 글쓴이 평점 그녀가 불러낸 풍경들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한 이후로 타인 앞에서 목놓아 울어 본 적이 딱 한 번 있다.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9년이었는지, 2010년이었는지 정확하지가 않다. 당시 만나던 연인의 집 거실이었고, 어떤 일을 계기로 나는 내 전 생애를 통틀어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을만큼 서럽게 울었다. 내가 운 이유는 하나였다. 나 자신이 너무나 증오스럽고 또 한편 안쓰러워서였다. 당시 만나던 연인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아꼈었다. 내 인생에 더 이상 좋은 사람이 나타날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예민한 성격 탓에 자주 그녀를 당혹케 했고, 종종 내 멋대로 행동하고..
비브르 사 비 Vivre Sa Vie - 윤진서 지음/그책 누군가의 바다를 들여다 보는 일 한 손에 들어오는 너비와 노트처럼 가벼운 무게를 가진 책.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 라는 이국적인 제목과 함께 바다를 향해 열린 조그만 창이 달려 있다. 마치 내게 그 직사각형 만큼의 바다를 선물하는 느낌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즈음이었다. 영풍문고의 책 더미들 속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감탄했었다. 저자는 영화배우 윤진서 씨였다. 내가 기억하는 그녀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았다. 책과 참 어울렸다. 한참이나 책을 이리저리 펼쳐보다가 이미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의 목록이 떠올라 제 자리에 두고 서점을 떠나왔었다. 새해를 맞이하여 동네 서점인 땡스북스에 들렀다. 그곳에서 다시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