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슬픈 외국어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문학사상사 쓰지 않아도 그만일 이야기의 필요성 언제나 글을 쓰기 전에 느끼는 것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책 리뷰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책 리뷰라는 것은 단순히 내가 읽은 책에서 받은 감명을 기록한다는 1차적인 의미도 있지만 이렇게 반 공개된 장소에서 '굳이' 특정한 책을 읽은 감상기를 남긴다는 것은 그 책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함의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책을 널리 알리려는 행위가 되고 말아서 사실 별 소용이 없는 짓이 되고 만다. 친절한 출판사 편집부로부터 쓰지 않아도 그만일 이야기따위는 그만 써도 좋습니다 라고 이메일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구태여 ..
크라센의 읽기 혁명 - 스티븐 크라센 지음, 조경숙 옮김/르네상스 무려 읽기 '혁명'이라니, 제목이 무척 거창하다. 사전을 펼쳐 - 실제로 펼치지는 않았고 검색했지만 - '혁명'의 뜻을 찾아보았더니 다음과 같았다. 혁명(革命)[형-] 「명사」 「1」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2」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하는 일. 「3」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독서 방식을 법으로 규정한 헌법 조항 따위는 없을 것이므로 우선 1번의 의미는 제외하자. 역시 독서라고 왕조가 역사 속에 존재한 적은 없으므로 2번도 제외. 남은 것은 3번이다. 3번의 의미는 그럴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