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는 범죄 현장에 반드시 다시 나타난다는 속설처럼, 이별한 사람들도 이별 현장에 반드시 나타난다. 이 문장이 성립하려면 따로 통계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통계청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다. 단, 언젠가 이런 조사에 흥미를 갖고 모험을 떠나려는 이를 위해 여기에 나의 예를 하나 들어둔다. 나로 말하자면 이별 현장에 반드시 나타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 물론, 나한테만 유명하다. - 최근에도 속절없이 이별 현장에 다녀간 일이 있었다. 그곳은 사람들이 늘 북적이는 곳이다. 그곳에서 어떤 이성끼리, 혹은 동성끼리 이별을 한다고 한들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자주 만났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고, 차를 마시고, 저녁을 해결했으며, 종종 영화도 보았다. 나는 범..
까페 스타벅스 종로 거리를 쏘다니다 지쳐서 까페 스타벅스에 들 때면 워렌버핏과 제비 다방 그리고 죽어버린 루이 암스트롱에 대해 생각한다 그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달을 떠올릴 때면 닐이 아닌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를 그의 목소리가 달의 바다 어디쯤인가를 부유하고 있으리라 상상한다 재즈가 흐르는 별의 저편에서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차들이 교차하고 그처럼 청춘의 말들은 서로 어긋나기만 했다 자본의 심장 위에 앉아 유통기한이 끝나버린 붉은 혁명과 에르네스트 체 게바라의 눈동자를, 커피에 담긴 적도의 신산한 삶을 자조한다 문학이 죽기를 바라지 않는 자들만이 문학의 죽음을 외친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재즈가 흐른다 순간은 순간으로 끝이 날 것이다 크레이터와 루나 마레를 나누면 그것은 더 이상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