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린을 만난다면 "저는 동물 중에서 기린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 다음은 펭귄이나 코끼리입니다." 최근 느닷없는 질문을 받았다. 기린을 만난다면 무얼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그 질문은 마치 지금 당장 허난설헌과 만난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글쎄, 동경했던 대상이긴 했지만 직접 대면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직접 기린을 만난다면 물론 그 장소는 높다란 쇠창살이 둘러져 있는 냄새 나는 동물원은 아닐 것이다. 상상을 해본다면 세렝게티와 같은 대평원에 깨끗한 화이트 식탁보가 덮인 식탁을 사이에 두고 기린과 마주앉아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겠다. 지평선으로는 붉은 노을이 지고 - 이문세의 '붉은 노을'은 BGM으로 깔리지 않아도 된다. - 기린과 나는 시원한 파인애플 주스를 마..
비 갠 저녁 어느 날 기린 작사/곡 멀고느린구름 한참 동안 비가 왔지 화가 난 듯이 오늘에야 화가 풀렸나 그래 너는 뭐가 그리 서글펐길래 다른 이를 젖게 만드니 기린처럼 가련하게 길다랗게 서 저녁처럼 아련하게 눈을 감았지 이렇게 어릴 때에 사랑이란 참 쉬웠는데 커갈 수록 왜 어려운지 우산을 쓴 어른들은 무서워 하지 빗방울에 젖는 것조차 기린처럼 가련하게 담 너멀 보며 저녁처럼 아련하게 말을 안 하지 이렇게 비 갠 저녁 어느 날 기린 비 갠 저녁 어느 날 기린 비 갠 저녁 어느 날 기린 동물원의 동물들은 비가 좋을까 저 기린은 고갤 흔드네 사람들은 저마다의 호수를 갖고 쓸쓸하게 비를 껴안지 기린처럼 가련하게 담장에 갇혀 저녁처럼 아련하게 사랑을 찾네 이렇게 또 어디에서 슬픈 기린이 될까 목을 빼고 널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