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범죄자는 범죄 현장에 반드시 다시 나타난다는 속설처럼, 이별한 사람들도 이별 현장에 반드시 나타난다. 이 문장이 성립하려면 따로 통계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통계청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다. 단, 언젠가 이런 조사에 흥미를 갖고 모험을 떠나려는 이를 위해 여기에 나의 예를 하나 들어둔다. 나로 말하자면 이별 현장에 반드시 나타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 물론, 나한테만 유명하다. - 최근에도 속절없이 이별 현장에 다녀간 일이 있었다. 그곳은 사람들이 늘 북적이는 곳이다. 그곳에서 어떤 이성끼리, 혹은 동성끼리 이별을 한다고 한들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자주 만났고,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고, 차를 마시고, 저녁을 해결했으며, 종종 영화도 보았다. 나는 범..
산문/에세이 2013. 9. 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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