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3
3 K의 표정은 월드컵 결승전 후반 마지막 1분, 1대 1 상황에서 자살골을 넣은 에이스 스트라이커 같다. 절망과 공포. 뭐라고? K의 반문. 가지 않겠다고, 나의 응답. 다시 뭐라고? K. 안 가! 나. 조금 전까지 카렌 카펜터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흐르던 까페가 아니다. 음악은 멎고, 테이블도 커피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 곳곳에 잿빛 크레이터가 드러나보이는 달의 표면 위다. K와 나, 그리고 Y가 있다. 미쳤어? K의 말이 거칠어진다. 나는 대답하지 않는 대신 Y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한다. 지금 뭐하는 거야?! K의 목소리는 내 심장을 찢을 듯 솟구쳐 온다. 머리가 어지럽다. 두 사람이 먼저 얘기를 해야할 것 같네, 난 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Y는 텅빈 공간에 우뚝 서 있는 파란 문을 가리킨..
소설/짧은 소설 2011. 12. 2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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