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깜박하고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자전거를 집 앞에 내놓은 적이 있었다. 이틀 정도 집을 비웠다 돌아와 보니 안장이 내려가 있고 누군가 타고 다닌 흔적이 역력했다. 집 앞에는 조그만 학원이 있어 아마도 그곳에 다니는 아이들이 타고 다닌 모양이다 싶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자물쇠를 채우지 않은 채 그대로 자전거를 두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자전거는 항상 제자리에 놓여 있었다. 세밀하지 못한 아이임에 틀림없는 자전거 도둑은 늘 안장을 내려놓은 채로 올려놓지 않았다. 나는 아이가 자전거를 즐겁게 타는 장면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지었다. 때로는 동네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조금 떨어진 마트까지 내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는 장면도 떠올려 보았다. 역시 심장 어디쯤엔가 촛불이 켜지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
산문/에세이 2011. 2. 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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