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1
달에서 1 우리가 와 있는 곳은 달의 뒷편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처음 그 자리 그대로였다. 우리는 분명히 대학로 뒷편의 낙산공원 벤치에 앉아 개기월식을 보고 있었다. 11년마다 찾아온다는 개기월식이었다. 우리가 만난 지는 꼭 7년이었다.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덮어버렸을 때였다. 눈 앞이 캄캄해졌다. 다시 모든 것이 선명해졌을 때는 이곳이었다. 장소가 뒤바뀐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K는 감청색 스웨터에 검은 코트를 걸치고 붉은 털실로 짠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등에는 항상 짊어지고 다니던 통기타 가방 - 그는 그것을 악기를 담는 용도보다는 정말 가방처럼 이용했다. - 이 메어져 있다. 나 역시 늘 입고 다니던 붉은 빛 겨울 코트차림이었다. 한 손에는 애용하던..
소설/짧은 소설 2011. 12. 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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