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 태어났을 때도 지금처럼 겨울이 다가오려는 때였겠지? 엄마와 아빠는 가난했고 언니는 아직 어렸었어. 아빠는 배를 타러 나갔다가 가끔씩만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느날에는 돌아와보니 엄마의 배가 불러 있는 거야. 아직 20대 초반의 청년에 불과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온전히 믿을 수 없었나봐. 아빠는 술을 먹고 엄마를 두들겨 팼고, 그 와중에도 엄마는 배로 날아오는 발길질만은 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대. 임신 중절 약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아빠를 피해 외할머니 집으로 도망갔다가 머리채가 잡혀서 끌려나오기도 했다고 해. 어느 날은 외할머니가 사가지고 온 델몬트 주스에 약을 몰래 타넣기도 했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엄마는 급히 화장실로 가서 다 토해버렸어. 아빠가 배를 타러 나간 사이에 간신히 나는 태어났어..
소설/짧은 소설 2012. 12. 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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