少年의 죽음에 작용한 힘에 관한 硏究 - 本 3
소년은 꿈에서 의사의 딸을 보았다.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거리에 딸은 서 있었다. 소년은 딸에게 다가갔다. 딸은 멀어졌다. 소년은 다시 다가갔다. 딸은 다시 멀어졌다. 같은 극의 자석들처럼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는 느낌이었다. 두 사람은 거리를 유지한 채 멈추어 섰다. 검은 허공이 조금씩 조금씩 두 사람을 어디론가 운반해 가고 있었다. 소년은 자기 자신이 원래의 자리에서 지나치게 멀리 와버렸음을 느꼈다. 허나 돌아가야 할 곳은 더 이상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어둠, 어둠, 어둠만이 가득했다. 의사의 딸도 어둠에 묻혀버렸다. 소년은 딸의 생김새를 잊어버렸다.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가 누구였던가도 잊었다. 소년에게는 두근거렸던 심장만이, 사랑의 육체만이 남았다. 이내 그것마저도 지워졌다. 소년이 지워졌다...
소설/짧은 소설 2013. 8. 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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